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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 가득한 서울시청 앞 추모현장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9. 5. 2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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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설치된 서울 시청 앞 덕수궁 대한문에 다녀왔습니다.

민주당도 노사모도 아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했습니다.


밤이 깊어 가는 시간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촛불을 들고, 국화꽃을 들고, 눈물을 훔치며 시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에 헌화를 하고 분향을 하며 그를 추모했습니다.

국화꽃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대한문 앞에는 경찰에게 둘러쌓인 채 촛불을 든 시민들로 가득했습니다.


솟아오르는 눈물을 차마 참을 수 없어 계속 눈물을 훔치는 분들이 곳곳에 계셨습니다.


그 자리에는 시민들의 울분이 가득했습니다.

퇴임 후 농사를 짓겠다며 고향으로 내려간 대통령을 기어이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은 이명박 정권, 그 수족이 되어 정치보복성 먼지털이 수사에 여념이 없었던 검찰, 그리고 그들과 한통속이 되어 감당하기 힘든 인간적 모멸감과 수치를 안겼던 조중동에 대한 울분이 그 자리에 가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고 그를 추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찾아온 시민들의 발길을 중무장한 전경과 그들의 방패로 봉쇄하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추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전경버스로 겹겹히 애워싸고 있는 무도하기 이를 데 없는 경찰에 대한 끓어 오르는 분노와 울분으로 가득했습니다.

"이명박을 몰아내자"
"폭력경찰 물러가라"
"조중동을 박살내자"

곳곳에서 분노에 찬 구호와 함성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추모조차 하지 못하게 길을 막고 분향소를 봉쇄한 경찰에게 시민들은 분노하였습니다.

시민들은 '제발, 추모라도 제대로 하게 버스를 치워달라'고 경찰에게 호소했지만 경찰들을 묵묵부답 막무가내였습니다.


하지만, 시청 앞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현장은 평화로웠습니다. 경찰이 겹겹이 애워쌓음에도 시민들은 자제하며 곳곳에서 가족끼리 동료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모여 촛불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습니다.

걔중에는 시민 악단의 연주를 따라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등을 부르며 가신 이를 추모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끝내 치워지지 않는 경찰버스를 시민들은 차라리 추모의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근조 현수막이 경찰 버스 벽면에 붙여졌고, 국화꽃이 함께 붙여졌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은 엄숙하게, 진지하면서도 질서있게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습니다.


'촛불 노이로제'에 걸린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혹시나 또 다시 서울 시청 앞에서 촛불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나 봅니다.

그래서 "애석하고 비통하다"면서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행렬조차 가로막고 있나봅니다.

하지만, 평생 데모라고는 해본적도 없는 것 같은 노부부들, 또 다시 촛불을 든 청소년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들, 엄마아빠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 그리고 회사원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며 '또 다시 촛불이 밝혀질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촛불'을 주고 떠났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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