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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전경 전역신고에 고개숙인 노무현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9. 5. 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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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간미가 절절하게 묻어나는 사진을 하나 발견했니다.
이 사진을 보다보니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고, 그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사무치네요.

아래 사진은 디시인사이드 '경찰갤러리(경갤)'에 누군가가 "노대통령 관사내 경비대 전경대원들의 전역신고 모습"이라는 제목으로 올려놓은 사진입니다.

사진출처-디시인사드 경갤



아마도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사저를 경비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전경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말 그대로 전역 신고를 하는 모습인가 봅니다.

이 사진을 보고, 살짝 놀라기도 하고, 감명도 받고...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덕수궁과 서울시청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도 무척이나 아픕니다.

전직 대통령이 퇴임 이후 사저로 돌아가 자신의 집을 경비하던 경찰로부터 전역신고를 받는 모습이라... 전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아마도 노 전 대통령은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고 전역하는 전경들에게 전역신고를 받을만큼 그들을 챙기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나 봅니다.

이십년 넘게 연희동 자신의 집을 지키는 전경들에게 전두환, 노태우가 그랬겠습니까? 10년 넘게 상도동 자신의 집을 지키는 전경들에게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그랬겠습니까?
6년 남짓 동교동 자신의 집을 지키던 전경들이 전역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랬겠습니까?

홍대 주변 동교동을 지날 때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지키는 전경들의 모습을 항상 볼 수 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그들은 길에 서서 전직 대통령들에게 생길 수도 있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경비를 서고 있지요.

가끔 극우보수 할아버지들이 동교동에 나타나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할 때를 빼고도 무척이나 무료한 나날을 그들은 보내는 것 같습니다.

가끔 논란이 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럴진대 김영삼 전 대통령 등을 경비하는 전경들은 더할 테지요.


그런 그들이 2년 정도의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고 전역할 때 과연 그 전직 대통령들은 그들을 직접 위로했을까요?

정말 이런 일도 있을까 싶어 노무현 전 대통령 이전의 전직 대통령들이 감히 그랬을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네요.

심지어 전경들의 전역 신고를 받으면서 모자를 벗고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란... 정말 가슴 한켠이 아립니다. 이 글의 댓글에 전경출신인 듯한 이는 "누가 저렇게 우리한테 머리숙여 인사를 해줄까"라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이 사진을 올린 이는 "전경을 방패삼아 자기 몸 추스리기 바쁜 누구와 참 비교된다"고 글을 남겼더군요. 그 '누구'가 누구인지는 차마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경갤에 들어오는 전경들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가슴이 아프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덕수궁 앞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세워 추모객들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 수뇌부에 대해 비판하고 있더군요.

어쨌든 인간미 물씬 풍기는 그분은 '정치적 타살'이라고 할 정도의 상황에 내몰려 이 세상을 떠났고, 그분을 추모하는 발길은 그분이 인간적으로 대했던 경찰들에 의해 가로 막히고 있는 황당 시추에이션이 2009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덕수궁 대한문 앞을 가로막은 경찰과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 -출처 : 오마이뉴스

한겨레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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