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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홍찬식 "한국 대중문화 어둡고 부정적"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12. 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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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에서 '수석논설위원'이라는 거창한 직함을 달고 계신 홍찬식님께서 오늘 아주 거창한 칼럼을 하나 쓰셨다. 어찌나 거창한지 놀라 뒤로 자빠질 정도다.

홍찬식 왈,

"한국의 대중문화는 어둡고 부정적이다."
"<웰컴투 동막골>은 대한민국에 노골적인 반감 드러낸 영화"

2009년 12월 4일 동아일보 홍찬식 칼럼


왜?

'대한민국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부모살해와 교사와 학교의 그늘이라는 아주 예외적인 소재들을 극단적으로 묘사하고, 기업은 나쁜 이미지로 일관되게 그려지기 때문'이란다.

홍찬식 왈, 대한민국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어둡고 부정적인 영화. 실미도와 웰컴투동막골


홍찬식의 눈에는 관객 1000만을 넘은 영화 <실미도>와 800만을 넘은 <웰컴투동막골>이 그저 "대한민국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어둡고 부정적"인 영화일뿐이고, <공공의적>부모살해라는 아주 예외적인 소재를 극단적으로 묘사한 "어둡고 부정적"인 영화일뿐이고, <여고괴담><두사부일체>교사와 학교의 그늘이라는 아주 예외적인 소재를 극단적으로 묘사한 역시 "어둡고 부정적"인 영화며, <작전>기업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일관되게 그린 역시나 "어둡고 부정적"인 영화로 보일 뿐이었다.

홍찬식 왈. 부모살해, 교사와 학교의 그늘 등 예외적인 소재를 극단적으로 묘사한 어둡고 부정적인 영화. 공공의적, 여고괴담, 두사부일체


반대로 홍찬식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 중에는 미국에 대한 자부심과 애국심을 바탕에 깔고 제작된 것이 많"단다. "미국이 지닌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지켜내야 할 사회'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관객들에게 발신"하고, "이에 따라 미국을 위한 희생이 아름답게 그려지고 공동체에 대한 헌신은 감동적으로 묘사"되기때문이라나.

홍찬식은 나아가 <2012>에 대해 "내재된 가치관 측면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진화(進化)’라고 부를 만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2012년 세계가 멸망하는 스토리를 담은 이 영화는 미국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 공존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공동체의 범위를 미국에서 세계로 확장한 것"이기 때문이란다.

홍찬식이 "내재된 가치관 측면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진화(進化)'라고 극찬한 할리우드 영화 2012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공동체 지키기'라는 할리우드의 대중문화 공식은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이 통용되고 있는 것"임에도 "한국의 대중문화는 정반대로 어둡고 부정적이다"는 게 바로 홍찬식씨의 말씀.

영화를 보는 시각이야 제각각이라지만, 정말 어떤 눈으로 봐야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비교할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하고 놀랍기도 하다. 홍찬식의 시각대로라면 아마 가장 훌륭한 영화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화들이 되겠다. 한반도 북쪽에서는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공동체 지키기'를 위한 영화 외에는 아마 만들어지지도 못할테니깐 말이다.

백보 양보해, <실미도>와 <웰컴투동막골>이 대한민국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영화라 하더라도 그럼 <태극기 휘날리며>나 <쉬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어떤 영화며 이런 영화도 흥행하는 대한민국 대중문화는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말아톤>, <집으로> 등은???

홍찬식은 영화 외에 방송도 도마 위에 올렸다. "TV 드라마는 영화보다도 파급효과가 훨씬 큰데도 '막장 드라마'라는 유행어에서 드러나듯이 비정상적인 관계 설정과 자극적 전개로 일관하고 있다"며 "주로 심야시간대에 방영되는 다큐멘터리와 시사 프로그램은 어디서 그런 것만 골라내는지 사회 갈등과 적개심을 부추기는 소재들로 채워지고 있다"고까지 주장한다. '막장 드라마'에 대한 비판이야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대중문화를 막장으로만 어떻게 결부시키나? 그리고 심지어 다큐멘터리까지 문제삼는 꼴이라니.

홍찬식씨, 오늘 밤 11시 MBC 꼭 보세요.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를 등장시킨 <라이언퀸>도 아마 사회 갈등과 적개심을 부추길 겁니다.

홍찬식이 말한 심야시간대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중, 12월 4일 밤 MBC에서 아마도 정권에 적개심을 드러내는 방송사 노조원이 제작해 방송되는 '라이온퀸' 소개. 홍찬식은 이걸보고 어쩌면 남녀갈등을 부추긴다고 할지도..


홍찬식은 "이런 왜곡과 비틀림은 상당 부분 방송 제작진의 성향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정권에 적개심을 드러내는 방송사 노조원들에게 공동체나 화합, 자부심 같은 가치들이 매력적인 방송 소재로 보일 리 없다"고 그 원인을 찾았다. 정말 이 정도 궤변이면 할 말을 잃을 정도다. 홍찬식에게는 <1박2일>, <무한도전>, <천하무적 야구단> 같은 프로그램도 곧이곧대로 보이질 않을 것 같다. 이런 프로그램도 "정권에 적개심을 드러내는 방송사 노조원"이 만드는 프로그램일뿐이다. 홍찬식이 이런 글을 칼럼이랍시고 써제끼는 건 상당 부분 노조, 진보, 좌파에 적개심을 드러내는 그의 성향에서 비롯되고 있을 거다.

홍찬식은 이렇게 주문한다.

"밑바닥에 깔린 부정적 흐름을 바로잡게 된다면 방송 전체의 건강성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KBS와 같은 공영방송들은 긍정의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내 귀엔 이렇게 들린다. "KBS를 조선중앙TV로 만들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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