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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두더지 사냥' 나선 동아일보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12. 1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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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대한민국 노조척결단 헌터스'라도 꾸린 모양이다.

그게 아니라면 뜬금없이 '두더지 사냥'에 나선 동아일보의 똘아이같은 짓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설마 동아일보가 사설을 통해 진짜 땅속의 두더지들을 잡자고 난리를 치는 건 아닐테니 말이다. 아니 어쩌면 동아일보가 말하는 '두더지들'이 진짜 두더지인지도 모르겠다. 동아일보가 사설에서 말하는 두더지가 도대체 뭘 가르키는 것인지 도저히 제정신으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동아일보 사설 <검찰 수사계획을 노조에 빼돌리는 '두더지들'>을 보면, 그냥 동아일보가 미친 것 같다. 이것들은 제 정신이 아니다. 시중의 양아치들도 이런 짓을 안하겠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법원의 재판 전산망에 들어있는 검찰 수사정보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넘겨진 일이 또 발생했다"고 첫 문장을 시작했다.

관련한 동아일보 기사에서는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이 파악돼 검찰이 수사정보 사전 유출 가능성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되어 있다. 검찰이 '수사정보 사전 유출 가능성'이라고 밝힌 부분이 사설에서는 사실로 단정지어진 것이다.

근거는 뭘까? 없다.

"최근 경찰이 전공노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관련 정보가 사전 유출된 흔적이 나타났으며, 철도노조 파업 중에도 핵심 간부들이 체포계획을 미리 알고 잠적했다는 것"인데, 모두 지금으로선 추측일 뿐이다. 전공노에서 압수수색에 앞서 서버를 치운 건 수사 정보가 유출되었기 때문이라고 결코 단정할 수 없다. 철도노조 파업 때 간부들이 체포를 피해 숨은 것도 또한 마찬가지다.

정권으로부터 온갖 탄압이란 탄압은 모두 받고 있는 공무원노조가 언제든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올 거라 예상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파업에 들어갔음에도 불법으로 올가매려는 정권의 탄압에 철도노조 파업지도부가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피신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심지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스스로 "만약 이번에도 법원노조가 수사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다면"이라고 단서를 붙이기까지 했는데, 그럼에도 '만약'을 '사실'로 단정짓고, 나아가 "법원 노조원들이 일부 세력의 국가안보와 법질서 유린행위를 은밀히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면 큰일"이라니, "법의 수호자여야 할 법원 직원이 범인 도주와 증거 인멸을 돕는 행위는 사법절차를 훼방하고 국가의 기강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니 호들갑을 떨며 법원노조를 매도하고, "한두 번도 아니고 둑에서 계속 물이 새는 데도 두더지를 방치한 당국의 잘못이 크다"며 법원노조를 두더지에 빙자해 마타도어를 퍼부었다.

동아일보 기사에서는 "검찰은 법원 관계자가 압수수색 영장 발부사실을 전공노 측에 알려줬거나 경찰 수사팀 내부에서 보안이 샜을 가능성 모두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정말 수사정보가 유출되었는지도 불분명하고, 유출되었다하더라도 법원노조를 통해 전달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동아일보는 거듭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다시 수사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했다"고 끝까지 큰소리치며 "두더지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무엇때문에 이토록 오버하는 걸까? 물론 공무원노조를 때려잡기 위해서다.

동아일보 사설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전공노는 어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의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법원노조의 활동도 초록이 동색이다. 이들도 노조원이기 이전에 공무원이다. 국민의 공복인 일부 공직자가 노조의 간판을 걸고 이렇게 심한 일탈을 하는데도 과연 공무원 노조를 계속 존속시킬 것인지 근본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사실인지 아닌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안을 사실로 단정지어 온갖 명예훼손과 모독적 발언을 퍼부으며 정신 나간 사설을 써대는 동아일보. 신문의 간판을 달고 이런 짓거리를 하는데도 정말 동아일보는 한국 사회에서 존속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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