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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조례 찬성 학생은 시니컬·무모·억지·삐딱?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0. 1. 2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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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1/26) 중앙일보 사설.
제목은 <이러고도 학생인권조례 강행할 텐가>다.

24일 열린 경기도 교육청의 경기 도학생인권조례제정 관련 학생 공청회에 대한 사설인데, "학생인권조례 초안은 두발·복장 규제 금지, 수업시간 외 교내집회 보장, 체벌 금지 등 학교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비교육적인 조항이 많"은데도, 공청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학생들은 원안 추진을 고집하면서 기성세대의 우려에 대해선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며 "요즘 학생들의 의식이 이 정도인가 하는 놀라움과 함께 사고의 무모성(無謀性)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교차한다"고 걱정을 쏟아냈다.

'두발·복장 규제 금지, 수업시간 외 교내집회 보장, 체벌 금지 등'이 왜 "비교육적인 조항"인지 나는 도저히 모르겠다. 사설에서도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냥 그렇단다.

1월 26일 중앙일보 사설


두발 규제 금지에 대해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자문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그 배경을 설명하는 데 이게 합리적이지 않나?

학교현장에서 두발 지도가 어려웠던 이유는 학생들이 그 규정의 존재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고, 엄격하고 불합리한 규정에 따르느라 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었기 때문입니다. 교사들도 그 규정을 따라야 할 이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고, 그 바람에 교사의 권위도 서지 못했습니다.

두발 제한이 있다 보니 많은 학생들의 관심이 두발에 오히려 집중됩니다. 두발 단속을 피하느라 등교시간이 지날 때까지 기다려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고, 머리를 자르느라 공부 시간을 빼앗기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두발 제한이 오히려 면학 분위기를 흩뜨려온 측면도 있는 것입니다. 두발을 풀어주면 탈선이 늘어난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는 불이 났기에 연기가 나는 것인데도 ‘연기 때문에 불이 났다’고 진단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중앙일보는 "중3~고2 학생 6명이 지정토론자로 나서 하나같이 조례 타당성을 옹호했다"며 "토론자들은 인권조례 제정을 위해 모집한 '학생참여 기획단' 소속 학생들이라고 한다. 당연히 인권조례에 찬성 의견을 가진 학생들 일색이다. 이런 학생들을 앉혀 놓고 공청회를 연 경기도교육청의 뻔뻔함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했는데, 왜 학생들이 기성세대의 우려에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는지 중앙일보의 이런 주장이 증명한다.

중앙일보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두고서도 학생들끼리 찬반을 나눠 정치권이나 좌우 시민단체들처럼 싸워야 마땅하다는 걸까? 학생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타당성을 옹호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학생들의 인권을 위해 조례를 만든다면서 학생들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으면 그것 자체가 모순이기에 학생들을 상대로 공청회를 여는 것 또한 지극히 정당한 것 아닌가?

학생인권조례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별별 딴지를 다 건다.

공청회를 주의깊게 지켜보는 학생들


중앙일보는 또 공청회에 나온 학생들이 "강제적 자율학습은 '학생들을 감금하는 행위'라고" 말하고, "'체벌은 반인륜적 행위'라고 주장했다"며 "어린 학생들의 사고라고는 믿기지 않는 표현이어서 안타까운 마음부터 앞선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학생들을 무시하는건가? 이 정도 표현이 뭐 대단한 거라고 "믿기지 않는 표현"이라는 둥 호들갑일까? 강제적 자율학습이 학생들을 감금하는 게 아니고 체벌이 반인륜적이지 않다면 어른으로서 그 이유를 설명해야지, 이런 식으로 호들갑 떨며 안타깝다고 하면 학생들이 이해할까?

중앙일보 사설의 다음 문장은 더욱 억지스럽고 우려스럽다.

기성 세대를 향한 발언들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미성숙해 인권조례가 시기상조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성숙한 존재들이 모여서 이뤄진 사회는 왜 그렇게 많은 분쟁이 있는 것이냐.” “두발 자율화가 탈선을 부추긴다면 40대를 대상으로 두발 규제를 실시해야 타당한 것 아니냐.” 세상을 삐딱하게만 보려는 어린 학생의 억지가 엿보인다.

이제 어린 학생들에게도 좌파, 빨갱이의 낙인을 찍으려는 것일까?
기성세대가 잘못한다고 여기는 학생이 조리있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그것을 두고 "세상을 삐딱하게만 보려는 어린 학생의 억지"라니, 중앙일보답다.

출처 : 느린우체통(http://ecoaction.textcube.com/)


하나 더, 중앙일보는 경기도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공청회가 매우 불공정하게 이뤄지는 것처럼 몰아세우지만, 김상곤 교육감은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들 모아서 통과의례로 공청회를 하는 MB정부와는 다르다. 경기도교육청의 공청회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교사, 학무모, 학생 등 당사자를 아우르는 것은 물론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주장 또한 수렴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기사 한 줄 쓰지 않는 MB정부의 불공정한 공청회와는 질이 다르니 쓸데없는 걱정은 말길.

* 참조 링크

* 참조 파일


학생 여러분, 중앙일보가 이런 신문입니다. 여러분을 무시하고 깔보고 이상한 딱지 붙인 것에 대해 같은 어른으로서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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