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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검사 공개한 PD수첩, 왕따시키면 안된다!

다큐후비기

by hangil 2010. 4. 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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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끝난 'PD수첩'을 보고 충격에 아직도 머리가 띵할 지경이다.
검사라는 인간과 검찰이라는 집단을 신뢰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 이하로 생각한지 오래지만, 오늘 'PD수첩'에 등장한 검사들은 그야말로 '인간 말종'이라고해도 부족한 것 같다.

지역 유력인사로 행세하던 건설업자로부터 시시때때로 떡값을 받고, 향응을 제공받고, 성접대를 제공받고... 그렇게 서로 호형호제, 친구 행세, 심지어 검사왈 "동지적 관계"까지 맺어 뒤를 봐주는 그런 짓을 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 아니 적반하장으로 '니가 뭔데, PD가 뭔데, 검사에게 그런 걸 묻나?'고 따지고 협박한 자, 그런 인간 말종이 바로 방금 전 'PD수첩'에 등장했다.

PD수첩이 보도한 건설업자 '홍사장'(가명)의 '향응/접대/떡값 제공 검사리스트' 문건


'PD수첩'을 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사람의 이름 석자를, 그리고 그가 지금 어디서 무슨 자리에 앉아 있는지!

자신의 스폰서에게 '천성관이 검찰총장이 됐으니깐, 이번에 나는 어디 아니면, 어디 확실히 간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며 "전화 끊어야겠다. 천성관한테 전화해야겠다. 나 천성관하고 친하다"고 이야기하는 그런 사람, 검찰총장 내정자와의 친분을 내세워 자리를 탐내고 끝내 그 자리에 간 검사.

이미 'PD수첩'을 통해 전국 방방곡곡에 그 이름 석자가 공개된 사람인데, 정작 나는 이 블로그에서 그 사람의 이름 석자를 쓰지 못하겠다. 'PD수첩' 최승호 PD에게 "형사적 조치, 민사적 조치를 다 취하겠다"며 협박하던 그 검사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돌고 있어, 감히, 나 따위 일개 블로거가 그의 이름을 여기서 직접 거론하지 못하겠다.


두렵다. 인간 말종과 다름 없는 검사가 어떤 짓을 할지 몰라서 두렵다. 공영방송 MBC의 'PD수첩' 제작 PD에게까지 반말과 위협적 언사를 내뱉으며 협박을 서슴지 않는 인사인데, 심사가 뒤틀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 나는 비겁해서 그 검사의 이름을 쓰지 못한다. 그런데 일개 블로그가 아닌 '언론'들은 어떻게 할까? 과연 'PD수첩'에 실명이 공개된 그 검사들을 다룰까? 이름까지도, 그 검사가 지금 어느 자리에 앉아 있는지 알려줄까?

PD수첩이 발품 팔아 사실 확인을 다해서 밥상을 차렸는데, 그래서 다른 언론은 그저 숟가락만 올려도 되는데, 그렇게만 해도 부적절하다못해, 파렴치한 떡값, 향응, 성접대를 받은 그런 검사들을 심판할 수 있는데, 과연 다른 언론들은 PD수첩이 보도한 내용을 어떻게 보도할까?

궁금하다.

과연 내일 아침, 방금 끝난 PD수첩이 어떻게 회자될지...
더 궁극적으로는 과연 PD수첩의 운명이, 그리고 최승호 PD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최승호 PD. 물론 최승호 PD는 인간말종 검사의 위협에 흔들릴 사람은 아니다. 그는 국민여론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때도 끝까지 황우석의 진실을 밝혔던 사람이다.


PD수첩을 칭찬하는 건 당연하니, 칭찬은 하지 않아도 좋다. 나도 칭찬은 안할란다.

다만 PD수첩을, 최승호 PD를 위협했던 그런 인간 말종 검사로부터 PD수첩을 지키는 데는 힘들을 모았으면 좋겠다. 물론 최승호 PD는 인간말종 검사의 위협에 흔들릴 사람은 아니다. 그는 국민여론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때도 끝까지 황우석의 진실을 밝혔던 사람이다.

MB정권에게 가장 눈엣가시인 존재가 바로 PD수첩이다. 큰집에서 쪼인트 까인 청소부 사장이 들어선 뒤 PD수첩의 운명이 간당간당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 PD수첩이 검찰 고위급 간부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미국산쇠고기 수입 관련 PD수첩에 대한 무죄판결에 반발해 검찰은 항소한 상태로 여전히 이를 갈고 있는데 말이다.

PD수첩이 공개한 검사들의 행적을 공론화시키지 못하고, 책임을 묻지 못한다면, 그래서 PD수첩의 노력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난다면, 한마디로 PD수첩이 이번 건에서 다른 언론으로부터 '왕따'를 당한다면, 정말 PD수첩은 위험해진다.

앞으로도 PD수첩은 계속되어야 한다. PD수첩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언론들이 제발 숟가락이라도 얹어주길 간절히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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