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의원, 기호 2번 찍으라고?
왜냐하면, 이 자료는 전교조 교사들이 공교육 발전에 얼마나 많은 공을 세우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증거자료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그동안 줄곧 '전교조'와 '공교육 하향평준화'를 연결지었던 보수언론의 분석방법을 따를 경우에 그렇다.
2009년 4월 16일자 동아일보와 예전 동아일보 기사를 통해 이를 증명해보겠다. 그리고 정두언의 주장이 얼마나 거짓 또는 억지로 점철되었는지 증명하겠다.
동아는 이를 두고 "'광주의 힘'은 교사의 우수성과 노력 그리고 학교 간 경쟁이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애써 무시했는지 모르겠지만 동아가 이야기한 '교사의 우수성'은 내가 보기에 '전교조 교사의 우수성'과 같은 말이었다.
동아일보가 2008년 9월 18일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시도교육청으로 제출받은 '초중고 교원단체 및 노조 가입현황' 자료를 받아 1면과 3, 4면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을 보면 전체 교원 중 전교조 조합원 비율은 전국 평균 18.2%였는데, 전남이 35.3%로 가장 높았고, 광주가 31.8%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관련글 : 기가 차는 동아일보 지면 편집)
(동아일보 관련기사 : 교총 소속 충남 60% 최고 - 서울 30.1% 최저)
그런데, 교과원이 발표한 자료에서 최근 5년간 수능성적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광주는 전교조 교사 비율이 전남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교총 회원도 광주는 31.8%로 비슷했는데, 교총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교장, 교감 등 이른바 관리직 교원들도 대거 포함되어 있어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전교조 교사가 훨씬 많은 셈이다. 즉 앞선 동아일보의 관점대로라면 '전교조 교사가 많은 지역이 수능 성적도 잘 나온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동아일보는 광주 지역 "교사의 우수성과 노력"을 평가해놓고도 그걸 전교조와 애써 분리시키고자 기사 말미에 "전교조 소속 교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33.1%에 이르지만 '학력 신장'이라는 목표 앞에서 '이념'이 설 자리는 없었다"고 했다. 스스로도 자신들의 그동안의 주장과 실제 자료가 괴리됨을 안 것이다.
광주지역만 놓고 이런 주장을 하자니, '억지아니냐'고 할 것 같다.
답을 하자면, 광주지역만 그런 것이 아니다. 2009년 4월 16일 동아일보 3면 기사 중
동아일보가 거침없이 지면을 할애해 소개한 내용을 보면, 3면에 "수능 성적 상위권 지역의 특성 살펴보니..."라는 제목 아래, '지자체 공조'의 사례로 "곡성군 '군립학원' 세워 우수학생 지원"이 나온다. "5년간 언어와 외국어 영역의 1~4등급 비율 증가율에서 상위권에 오른 전남 곡성군"에는 인문계 고등학교가 곡성고, 옥과고 두 곳이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두 학교의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주변 지역에 알려지면서 순천, 여수, 광양시, 고흥, 완도군 등 외지에서 신입생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다시 2008년 동아일보가 공개한 전교조 조합원 현황을 살펴보면, 곡성고의 경우 전체 교원 35명 가운데 교총 회원이 9명에 불과하고 19명이 전교조 교사다. 동아일보 자료에는 어찌된 일인지 옥과고는 없다. 어쨌든 수능 성적이 우수하다는 곡성군에도 적어도 2개 학교 가운데 한 개 학교에는 전교조 교사가 많은 셈이다. 그것도 절반을 넘는다.
또 있다.
아래는 같은 날 조선일보 기사다. '수능 우수 시골학교에선'이란 부제를 단 이 기사는 경남 거창군의 사례를 다루며 "거창군은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이 올라간 경우"라고 거창고와 거창대성고를 소개했다.
조선일보 기사
두 학교는 명사들을 초청해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회를 열고, 특별활동도 지리산과 한라산을 걸어서 넘거나, 학생들만의 힘으로 텐트를 치고 지리산 기슭에서 야영을 하는 식으로도 경쟁을 한다고 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009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거창고는 과목별로 86~91%의 학생이 1~4등급에 속했고, 거창대성고는 62.1~91.1%가 4등급 이상을 받았다"고 한다.
다시 지난해 동아일보의 자료로 돌아가면, 거창고의 경우 전체 교원 28명 가운데 교총 회원은 1명 밖에 없고, 7명이 전교조 교사다. 전교조 교사 비율이 25%로 전체 평균을 훌쩍 넘었다. 거창대성고의 경우 특히 전교조 교사가 많은데, 45명 교원 가운데 교총 회원은 9명이고, 17명이 전교조 교사였다. 전교조 교사 비율이 37.8%로 대단히 높다.
자, 이쯤되면 수능성적 우수학교 또는 우수지역과 전교조 교사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 증명되지 않았는가?
물론 지금까지의 주장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아니 억지다. 세세하게 따져보면 이런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 특수사례를 뽑아 '전교조 교사가 많아서 학교 교육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전교조 교사가 없으니 학생들 성적이 우수하더라'는 식으로 주장해온 보수언론, 특히 동아일보의 주장과 "전교조 교사 많으니, 수능 성적 낮다"는 정두언의 주장에는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유의미한 자료가 아닌가.
정두언!
내가 분석하기로는 전교조 교사가 많으면 수능 성적이 좋은 걸로 나오는데, 당신은 이런 주장을 반박할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