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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 선수들 산골로 추방 걱정"을 기사라고 쓰나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0. 6. 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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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앙일보에 월드컵에 출전했던 북한 대표팀과 관련해 그야말로 '괴담'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어처구니없는 기사가 게재됐다.

'3패 북한팀 귀국 보는 엇갈린 시선'이라는 부제를 단 이 기사의 주제목은 <"선수들 산골로 추방 걱정" '자유북한'과 통화 북 주민 "공항서 인민 환영 받을 것" 1966년 8강의 주역 박두익>이다.

즉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3패를 기록한 북한 선수들이 귀국한 뒤 한쪽에서는 '북한 인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보는 반면, 한쪽에서는 선수들이 산골로 추방될까 걱정이라는 것이다.

6월 28일 중앙일보 20면


북한 선수들이 환영받을 것이라고 한 사람은, 제목에도 나와 있듯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 출전했던 박두익이다. 박두익은 APTN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귀국하면 관리들이나 수많은 인민이 공항에 나가 환영할 것"이라며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것 자체가 성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홍콩의 일간지 명보는 직접 방북한 취재한 특집기사에서 "북한 사람들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자체만으로도 승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귀국 후 집을 배분받는 등 상을 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북한 선수들이 "산골로 추방될까 걱정"이라고 한 사람은 역시 기사 제목에 나와 있듯 '자유북한방송'이라는 매체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했다'는 북한 주민들이다. 탈북자 출신 등이 만든 자유북한방송의 이금룡 본부장이라는 사람이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내용에 의하면 "최근 휴대전화로 통화한 북한 주민들이 모두 걱정하는 눈치였다"며 어떤 북한 주민은 "쟤네들이 경기에서 지고 돌아오면 추방될까봐 그 걱정들만 하고 있다"고 한다. 이금룡은 여기에 덧붙여 "경기에 나가는 북한 선수들은 이기면 영웅이고, 지면 '산골로 추방'이라는 심적 부담감을 갖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 북한 선수들이 인민들로부터 환영받을 것이라고 한 쪽은 실체가 분명하다. 그리고 직접 북에 가서 취재까지 한 매체도 그렇게 주장한다. 반면 북한 선수들이 산골로 추방될까 걱정이라는 쪽은 실체가 불분명하다. 주로 북한에 악의적인 탈북자단체 등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휴대폰을 줘서 통화했다며 종종 북한의 실상이랍시고 국내에 보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중앙일보에 보도된 기사 역시 그런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과연 어느 쪽이 더 신뢰가 있나? 신뢰 여부를 차치하고 북한 선수들이 경기에 졌다고 산골로 추방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과연 기사로 쓸 수나 있는 내용일까. 이런 기사야말로 '괴담'이 아닌가.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를 마친 북 대표팀-출처:FIFA.com


북한이 비록 3패를 하고, 특히 포르투갈에 7골이나 내주기까지 했지만, 그들의 경기 모습은 전세계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1차전 브라질전은 감동 그 자체였고, 2, 3차전 역시 크게 지면서도 거의 반칙을 하지 않는 신사적인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까지 했다. 남한 사람들 역시 북한의 경기를 보며 월드컵의 묘미를 한층 더 즐길 수 있었다.

월드컵의 감동을 더해준 그들에게 격려는 하지 못할망정, 귀국하면 산골로 추방될 수 있다 따위의 기사를 쓰다니... 참으로 서글프고 민망하기 짝이 없다. 정대세, 안영학, 홍영조, 문인국 등 북한 대표선수들이 이런 기사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쪽팔린다...

-출처:FIFA.com

-출처:FIFA.com

-출처:FIFA.com

-출처:FIFA.com

-출처:FIFA.com

-출처:FIF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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