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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첫날 서울 물난리, 트위터가 없었으면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10. 9. 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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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첫날 서울과 수도권일대에 폭우가 쏟아졌다. 한나절 동안 300mm 가까운 비가 내렸다한다. 강수량도 기록적이라 할테지만 무엇보다 그 넓은 광화문 네거리가 빗물에 침수된 모습을 보니 이번 물난리가 과히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난다.

추석 연휴를 맞아 이미 고향에 간 사람들도 있을테고 아직 도로 위에 있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비우고 온 집이 과연 안전한지 걱정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이미 고향에 내려와 있는데 사는 동네가 어떤지 심히 걱정됐다.
그런데 물난리 소식을 처음 접한 것도 트위터요, 실시간으로 비소식이 전해진 것도 트위터였다.


어떤 사람이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아요'라고 올린 트윗을 보고 비가 많이 온다는 걸 알게 됐고 뒤 이어 여러 사람들이 트위터에 올리는 사진을 보고 홍대입구역이 침수되는 등 서울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물에 잠긴 홍대입구역 앞 도로-트위터에 올라온 사진(맨처음 게시자가 확인이 안됩니다. 알게되면 출처를 적시하겠습니다)


그런데 좀더 자세한 비소식을 알고 싶어 TV를 켜니 도통 비소식을 들을 수가 없다. YTN이야 보도전문채널이니 계속 비소식을 특보로 전해주는데 지상파에서는 비소식을 접하기가 힘들다.


KBS에서 잠깐씩 특보를 통해 비소식을 전할뿐 MBC와 SBS에서는 저녁 6시가 넘어가도록 비소식을 접하기가 힘들었다. 특보를 했는지 어쨌는지 정확하게 확인은 못했지만, MBC에서는 6시부터 90분 넘게 '여배우의 집사'를 방송중이고, SBS 역시 2시간 가까이 '스타고백 진짜? 가짜?'를 방송중이다.


기상특보가 자막으로 나오고 있긴 하지만 YTN과 트위터를 통해 느껴지는 심각한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명절 연휴라 방송들은 하루 내내 나온다. 그런데도 갑작스런 물난리 소식을 전하는데 트위터에 훨씬 뒤처진 모습이다. 속보경쟁에서는 아예 경쟁이 안되고 심지어 단시간 동안의 심층성에 있어서도 뒤지고 있다.

 

물에 잠긴 광화문 앞 4거리. 역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맨처음 게시자가 확인이 안됩니다. 알게되면 출처를 적시하겠습니다)


어쩌면 명절연휴 당직을 서야하는 의무때문에 일하는 제도 언론권 사람들과 자발적으로 트윗을 올리는 사람들의 차이가 물난리 소식의 차이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추석연휴 첫날 '뜻밖의' 서울 물난리 소식은 트위터가 속보 경쟁에서는 감히 제도권 언론들은 따라올 수 없는 위치를 이미 점하게 됐음을 만천하에 증명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스마트폰 유저가 급증하게 됨에 따라 트위터 또한 우리 생활 깊숙히 파고들었음을, 그래서 이제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음을 확인시켰다.

트위터가 없었다면 서울에 폭우가 쏟아져 물에 잠겨갈 동안 고향에 내려간 사람들은 세상 모르고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말장난에만 놀아나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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