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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AG 진기명기보다 못한 민간인사찰 뉴스가치

뉴스후비기

by hangil 2010. 11. 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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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BC가 아주 가관이다.
특히 뉴스를 보면 오만정이 다 떨어진다.

월드컵 중계도, 동계올림픽 중계도 못했던 MBC가 그 동안 맺혔던 한을 광저우 아시안게임으로 다 풀어버리려는 듯 발악에 가까울 정도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이미 한차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방송뉴스의 호들갑을 지적했지만, 어제 뉴스데스크를 보고 또 열불이 나 몇 자 적지 않을 수 없다.


어제(11월22일) 뉴스데스크는 시작과 함께 삼성동에 발생한 건물 화재사건을 보도하긴 했다.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인만큼 충분히 탑으로 걸릴 사안이다. 하지만 화재사건 보도에 곧바로 이어진 건 광저우 아시안게임 소식이었다.

화재 사건에 이어 무려 11건이 줄줄이 보도됐다. 약 20분 동안.

양궁 금메달을 가지고 3건, 여자축구 1건, 사이클 1건, 육상 1건, 여자 럭비 1건, 남자축구 1건, 배드민턴 1건, 펜싱 1건... 한국 선수가 출전한 모든 경기를 뉴스 한꼭지씩으로 만드려나보다.


광저우AG 관련 MBC 보도의 백미는 <곳곳 해프닝 진기명기>였다.

"광저우아시안게임의 열띤 경쟁이 진행되는 동안 경기장 곳곳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들이 많다"며 바벨을 놓친 장미란의 모습은 두번, 세번 보여주고, 다른 나라 역도 선수의 실패를 두고 "눈을 크게 부라려 봐도, 또 입을 아무리 크게 벌려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역기가 꼼짝 조차 하지 않는다면 장사 체면이 말이 아니다"고 우스개거리로 만들었다.

"아시안게임을 통틀어 가장 운 나쁜 선수"를 소개하고 복싱 경기에서 펀치에 맞아 쓰러진 선수를 두고 "겨우 몸을 일으켰지만 비틀비틀,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했고, 수영 1천500m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쑨양이 박태환의 세레모니를 흉내낸 것도 자세히 소개했다.

11월22일 MBC 뉴스데스크의 한장면


도대체 이런 해프닝과 진기명기가 얼마나 뉴스가치가 있는 것들인지 모르겠지만, 이날 뉴스데스크는 여기까지 광저우AG 관련 보도가 이어진 다음에야 북한이 공개했다는 원심분리기 관련 뉴스와 사랑의열매 비리 뉴스가 나왔고 민간인 사찰 논란은 27번째가 되어서야 다뤄졌다.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소식은 없었다.

북한 원심분리기 관련 이슈가, 민간인 사찰 이슈가, 사랑의열매 비리 소식이 광저우AG 진기명기 해프닝보다 뉴스가치가 못하다는 걸까?

광저우AG 소식을 11건이나 보도할만큼 인력을 쏟아붓는 MBC는 울산에 기자 한 명, 카메라 하나 내려보낼 여유도 없는 걸까?

이정도면 막장이다.
막장방송이 드라마에만 있는 건 아니다. 뉴스에도 있다.

지금 MBC는 KBS보다 더한 막장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막장 공영방송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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