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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오락실 실험 패러디'와 '개콘 대항마 뉴스데스크'

쇼오락후비기

by hangil 2011. 3. 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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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2월 27일) 개그콘서트의 '<뉴스데스크> 오락실 실험편 패러디'는 실로 개콘의 저력과 함께 개그란 무엇인가를 새삼 일깨워준 반갑고도 재미풍만한 시간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된 개콘 '9시쯤뉴스'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앞서 벌어진 몇가지 과정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간대 순으로 정리해보자. 

먼저, 2월 13일 방송된 <뉴스데스크> '잔인한 게임 난폭해진 아이들'이다. 이 보도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일단 넘어가자. 


다음으로 뉴스데스크의 '오락실 실험편'이 방송된 이후 쏟아진 수많은 기사들 가운데 다음의 기사를 주목해야 한다. 바로 인터넷매체 미디어스의 <"MBC 뉴스데스크, 개콘 대항마로 급부상">라는 기사다. 

2월 14일 게재된 이 기사는 뉴스데스크의 '오락실 실험편'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을 소개했다. 그 중에는 MBC 홈페이지에 올라온 "동 시간대 개콘의 대항마로 급 부상중"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미디어스는 이 의견을 기사 제목으로 뽑았던 것이다. 


그러자 '오락실 실험편'을 보도한 MBC 기자(유충환)는 "시청자들이 보았을 때 무리한 실험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미디어스>와 <경향신문>은 악플을 과도하게 많이 인용해서 마치 우리가 말도 안 되는 무리수를 둔 것처럼 보도했다. 제목도 악의적"이라며 미디어스와 경향신문에 대해 명예훼손에 따른 민사소송을 검토하고, 언론중재위에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약 2주가 지나 개콘 '9시쯤뉴스'에서 뉴스데스크를 패러디한 내용이 나간 것이다. 미디어스의 기사 제목은 <"MBC 뉴스데스크, 개콘 대항마로 급부상">이었다. 뉴스프로그램의 본질을 망각한 채 작위적 실험으로 시청자들의 조소를 산 뉴스데스크, 이에 대한 개그콘서트의 통렬한 패러디!



이쯤 되면 개콘이 '예능화' '코미디화'하고 있는 뉴스데스크에 대해 "어디 따라올테면 따라와봐"라고 손가락질하는 것 같이 보이지 않나? 한쪽 입꼬리를 살짝 올린 썩소와 함께 검지손가락을 꼬부리며 말이다. 

뉴스데스크가 보도프로그램의 본령을 외면하고 있다면, 개그콘서트의 개그프로그램의 본령에 그 어느 때보다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들로부터 평가받고 사랑받는 것은 단지 눈길을 끄는 자극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라 그 프로그램의 가치와 본령에 충실했을 때라는 것을 이번 뉴스데스크 '오락실 실험편'과 이에 대한 개콘의 패러디를 보며 새삼 실감하게 된다. 

어떤 MBC 기자가 개콘을 보고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맞다. 요즘 MBC 기자들 쥐구멍 좀 찾아야 한다. 특히 시청자들의 비판에 겸허히 고개 숙이긴커녕 '고소' 운운한 기자는 특히!

이날 개콘 '9시쯤뉴스'의 뉴스데스크 패러디는 그 자체는 물론 개인적으로 몇가지 점에서 더욱 반가웠다. 

첫째, 안윤상의 시사풍자 패러디가 갈수록 빛을 발하고 원숙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안윤상 개그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성대모사인데, 이미 라디오(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에서는 목소리 복사기를 방불케 할 정도의 실력에다 시의적절한 풍자까지 가미해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그 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는데 지난해부터 '슈퍼스타KBS'에서 그 실력을 맘껏 뽐내고 있고, 특히 MB와 안상수 성대모사로 시사 영역까지 발을 넓혔다. 그리고 이번 '9시쯤뉴스'에서는 '성대모사'가 아니어도 안윤상이 재밌음을 증명했다. 



둘째, 신고은의 개그가 다시 등장했다는 점이다. 신고은은 개인적으로 아주 주목하던 개그우먼이었다. 2006년 정경미와 함께 했던 개그콘서트 '문화살롱'을 보고서다. 이 코너는 당시 황수정이 진행하던 KBS의 인기 프로그램 <낭독의 발견>을 패러디한 것이었는데, 신고은은 황수정 특유의 발성과 표정, 동작 등을 흉내내며 '교양' 가득한 <낭독의 발견>을 풍자로 탈바꿈시켰다.

(관련글 : ‘문화살롱’ 사회풍자 “대단하세요∼”)

당시 천연덕스러운 신고은의 표정과 대사는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정선생님'으로 나온 정경미 역시 예사롭지 않은 연기를 보여줘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이 코너 이후 정경미는 그나마 '터질라'로 '코피 퐈~'를 외치며 존재감을 유지했지만 신고은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않고 이런저런 조연으로만 등장했다. 

그런 신고은을 보며 항상 아쉬웠는데 이번에 '문화살롱' 시절의 신고은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좀더 오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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