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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시민 여러분, 이래도 조중동 보시렵니까?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1. 5. 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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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단수 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8일 오전 10시 30분쯤 경북 구미시 해평면 낙동강에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설치한 낙동강 광역취수장의 취수용 가물막이가 수압에 못이겨 50m 가운데 20여m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구미취수장으로 가는 물공급이 끊겨 구미시는 물론 김천·칠곡의 식수 등 생활용수 공급이 중단됐고 구미국가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도 중단됐다.


이번 사고로 인한 식수 공급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구미 39만1000명, 칠곡 9만8000명, 김천 8000명 등 무려 50만명에 이른다. 어떤 시민이 다음 아고라에 '구미 단수 보상해주세요'라고 올린 글을 보면 "밥 지어 먹는것 조차도 힘들고 씻는 건 엄두도 못내고 심지어 변기 물을 내리지 못해 고통은 더욱 가중 되었다"고 한다. 변기물을 내리지 못해 "길가 여기저기에 사람똥이 방치 되있다"는 목격담은 실로 가슴 아프고 충격적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 변기는 꽉차고, 처참한 싱크대 "나 참 창피해서...")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은 4대강 낙동강 구역 28공구 구간에 해당하는 곳이다. 사고가 난 이유는 4대강 준설공사로 낙동강 수위가 낮아지자 취수원 확보를 위해 임시로 설치한 가물막이 보가 붕괴됐기 때문이라 한다. "수공이 4대강 사업으로 취수장 주변 강 바닥을 준설하면서 수위 변동이 심해지자, 안정적 취수를 위해 설치한 물막이용 시트파일 200m 가운데 20m가 준설의 여파로 거세진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발생했다"(한겨레 기사 인용)는 것이다.

5월 9일 경향신문 1면. 신문 가운데는 경향신문 정도가 사고 다음날 신속하게 관련 내용을 중요하게 다뤘다.


즉 4대강 사업이 50만명에 이르는 국민들을 식수 공급 중단으로 인한 고통에 몰아넣은 원인인 것이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고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엄청난 사고에 대한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무려 50만명에 이르는 국민들이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씻을 물과 생리현상을 해결해야 할 물조차 공급받지 못하는 이 엄청난, '재난'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이 사고에 대한 소식을 언론에서 접하기가 어렵다니,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정녕 4대강 사업이 엮여있는 사고라서?
MB정부 최대의 사업인 4대강 사업에 흠집이 날까봐?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될까봐?
4대강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까봐?


특히 조중동에서 구미 식수 중단 사태 소식을 찾기가 어렵다. 사고가 난 8일 이후 나흘이 지난 오늘(11일)까지 동아일보와 중앙일보에서는 구미 식수 중단 기사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10일까지 전혀 다루지 않다가 11일에야 겨우 다뤘다.

사흘이 지나도록 식수 중단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겨우 기사 한 건이 나왔을 뿐, 만약 단수 사태가 하루나 이틀만에 해결되었다면 조선일보에서도 전혀 다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조중동은 구미, 칠곡, 김천의 50만명의 시민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여기지도 않는가보다. 그렇지 않다면 무려 50만명이 나흘 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데 기사 한 줄 쓰지 않고, 나흘째가 되어서야 기껏 한 건의 기사를 내보낼 수는 없다.

나아가 이 같은 조중동의 태도는 앞으로 4대강 사업으로 벌어질 재앙에 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미 조중동은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4대강사업으로 인해 현장에서 죽음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한 바 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도 MB의 사업인 4대강 사업으로 죽은 것이기에 조중동은 외면했다.

(관련글 : KBS, 자전거타는 MB는 멋있게! 4대강에서의 죽음은 외면)

그리고 50만명의 국민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식수를 중단당하고 생활용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렀음에도 이를 외면했다. 앞으로 4대강 사업으로 그 어떤 참사가 벌어지더라도 조중동은 외면하고 축소할 것이다.

그나마 방송들은 사고가 발생한 8일부터 사고 소식과 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전하고 있어 다행이긴 하나, 이번 사고를 어떻게든 4대강 사업과 무관한 것으로 만들려는 KBS의 눈물겨운 노력 또한 황당하기 그지 없다.

5월 9일 KBS 보도. '4대강'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을 수 없다.


KBS는 5월 9일 보도에서 이틀째 식수 공급이 중단된 구미 시민들의 피해를 전했지만 기사에서 단 한 줄도 '4대강 사업'을 언급하지 않았다. 8일 보도에서는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에서 취수장의 임시 물막이 보가 무너졌다", "물막이 보는 4대강 공사로 낮아진 취수장의 수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설치했다"고 했으면서도 9일에는 '4대강'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도적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4대강 부분은 빼라'는 지시라도 받았던 걸까?

조중동과 KBS에 '니들 계속 이럴거야?'라고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아무리 말해도 '쇠귀에 경읽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다만 구미시민, 김천시민, 칠곡군민들에게 당부드리고 싶다.

이래도 조중동 계속 보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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