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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드디어 '반값등록금 촛불' 끄기에 나서다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1. 6. 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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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조선일보가 '반값 등록금 촛불' 끄기에 나섰다.
열흘 가까이 이어온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가 경찰의 강제연행 등 탄압에도 불구하고 꺼지는커녕 6.10 항쟁 기념일 등을 맞아 더욱 커질 기미가 보이자, 조선일보가 마침내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6.7) 조선일보는 사설 <값 등록금, 길거리 아닌 정치의 場서 논의를>에서 제목처럼 "정치인들이 반값 등록금 논의를 정치의 장(場)으로 가져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정치권이 해법을 찾아야 되는 이유를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 광우병 사태에 이어 또 하나의 촛불사태로 발전하는 걸 막으려면" 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사설 : <값 등록금, 길거리 아닌 정치의 場서 논의를>)

터무니없이 비싼 등록금에 고통받는 대학생들과 그 가족, 그리고 장차 대학에 들어갈 학생들의 걱정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촛불사태'를 막기 위한 것임을 조선일보는 분명히 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미선이, 효순이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뒤 일어난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걱정해 일어난 촛불집회에 대해서도, 거짓선동에 의한 것이라 했고, 철부지들의 불장난처럼 폄하하며 깔아뭉개기에 나섰던 신문이다. 그리고 이제 등록금에 고통받아 일어난 촛불에 대해서도 '촛불사태' 운운하고 있다.



(관련글 : 조중동, 이제는 음모론인가)

사설 곳곳에는 이번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를 바라보는 조선일보의 악의에 찬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직 촛불이 그다지 크지 않기에,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에 대한 우리 사회 여론이 우호적인터라 악의적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냉소적이며 경멸적인 언사를 동원하는 것을 보면 조선일보의 속내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지난 주말부터는 야당 의원들이 집회장에 나타나 지지 발언을 하고 진보·좌파 정당과 단체의 깃발도 등장했다"고 하며 등록금 문제를 진보와 좌파의 문제로 몰아갔고, "반정부 집회에 단골로 얼굴을 내미는 교수, 연예인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며 마치 야유하듯 그리고 이들 교수와 연예인이 선동하고 있는 것처럼 쓴 것이다.

조선일보가 비록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등록금 부담은 사실상 세계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런 상황은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고 했지만 이는 그저 당위일뿐 촛불을 든 대학생과 시민들의 입장을 이해한 것을 결코 아니다.

조선일보는 "하지만 학생들 주장대로 조건 없이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여주려면 국민이 매년 5조~6조원의 세금을 더 내 등록금의 나머지 반(半)을 메워줘야만 한다"며 등록금을 줄이면 세금폭탄을 맞는 것처럼 주장했고, "대학생이 없는 가정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이만한 부담을 흔쾌히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며 등록금 문제를 놓고 국민들을 '대학생 가족과 비대학생 가족'으로 나눠 대립시켰다.

조선일보의 주장처럼 등록금 문제는 당연히 정치권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언론이라면 자신들이 나서 해법도 제시하고 논의의 장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역할은 방기하고 그저 정치권더러 '촛불이 더 커지기 전에 꺼라'는 식으로 나올 뿐이다.

그뿐이랴. 대통령 선거에 나와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운 MB가 가장 큰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MB에 대한 이야기는 한줄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반값 등록금 촛불 끄기에 나선 조선일보. 촛불집회가 계속 된다면 어차피 맞닥뜨려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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