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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하고 싶지 않은 한겨레 칼럼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9. 2. 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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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주 가슴 시원한 글을 읽었다.
오늘자 한겨레에 실린 곽병찬 논설위원의 칼럼 <사이코패스의 연인> 이다.

쎄다. 읽으면서 내가 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얼마 전(한겨레·경향, 신지호 발언 1면에 실었어야) 한겨레와 경향신문에게 "너무 점잖다"며 "지금은 비상상황, 아니 비정상적 상황"이니만큼 "조중동이 여론을 극악하게 호도한다면 이에 대한 사회 전체 여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도 어느 정도의 과도함은 무릅써야 한다"고 요구한 적이 있는만큼 이처럼 '쎈' 칼럼을 읽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치 않다.

오죽했으면 얌전한 신문사 글쟁이로 오래 살아온 분이 이런 글까지 써야 할까 싶다. 사실 우리사회가 정상적이라면 권하고 싶은 글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곽 위원의 글은 우리 사회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과 가족을 잃고도 죄인으로 내몰리고 있는 철거민들의 마음, 약자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믿는다. 조중동의 패악질에 비한다면 이 정도는 양반이다.

곽 위원은 말한다. 이명박 정권이 전두환 군사 독재 정권보다 더 무도한 정권이라고. 용산참사를 대하는 이명박 정권의 태도가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를 만든 전두환 정권보다 더 '예의'가 없다고 한다.

"하긴 폭력·수뢰·협박 등 파렴치 혐의는 물론, 민주질서를 근본부터 깨뜨리는 선거부정·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처벌받거나 입건됐던 대통령을 모시고 있으니 법질서 콤플렉스가 있을 순 있겠다. ‘떡찰’로 지목됐던 검찰총장, 밥 먹듯이 거짓말하던 경찰총수 내정자가 있으니 일부러라도 법질서를 강조해야 했을 것이다"고 이 정권과 그 하수인들의 도덕성과 그들이 이야기하는 '법치'를 정면으로 꼬집는다.

이 칼럼이 더욱 나의 가슴을 후벼 파 준 대목은 '강아무개'의 사례와 비교해 이명박 정권을 '사이코패스'로 규정한 부분이다.

곽 위원은,
 
"사이코패스에겐 영혼이 없다"며 "이 정권도 용산 참사의 유족의 슬픔과 고통에 철저히 무감각했다"고 했다.

"사이코패스에겐 죄의식이 없다"며 "이 정권은 아예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나마 강아무개는 '유족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사이코패스가 의식하는 시선은 오로지 가족이나 내 집단(패거리)뿐이다"고 했다. 강아무개는 '아들 걱정'을 했고, "김석기는 부하 직원 앞에서 눈물지었고, 대통령은 그런 그를 끝까지 두둔했다"고 했다.

"사이코패스는 냉정하고 침착하다"며 "이웃에게 강아무개는 친절하고 상냥한 청년"이었고, "대통령도 돌아서면 노점상 할머니 앞에서 눈물도 짓고, 목도리도 감아준다"고 했다.

동의하는가? 나는 동의한다.

마지막으로 곽 의원은 "사이코패스 권력은 안 된다"며 호소한다. "언제나 엿듣고 엿보고 뒤따르고, 공갈·협박·강압으로 영혼과 육체를 파괴한다. 혼자로는 막지 못한다. 그가 두려워하는 건 연대다"라고. 그렇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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