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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신태섭 증인 못부른 한심한 민주당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9. 9. 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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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10월 5일부터 국정감사가 열린다.
국회 내 각 상임위들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감에 출석한 증인들을 채택했는데, 적어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가 확정한 국감 증인들을 보니, 기가 찰 뿐이다. 그리고 민주당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번 국감에서 정연주 (전)KBS 사장과 신태섭 (전)KBS 이사는 반드시 증인으로 출석해야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들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해놓고, 끝내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했다.
이유는? 한나라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이자, 심각한 문제는 한나라당이 반대한다고, 이들을 명단에 넣지 못한 민주당의 무능함이다.

정말 민주당의 실력과 진정성, 원내 협상력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
정연주, 신태섭 두 사람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도 관철하지 못할 정도인가?

이 두 사람이 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어야 하는가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방송장악의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세살 먹은 어린아이도 알 정도다.

작년, 동의대학교가 신태섭 교수를 'KBS 이사를 한다'는 이유로 해임시켰다. 그러자, 방통위는 신태섭 KBS 이사가 교수직에서 해임됐기 때문이라며 KBS 이사직을 박탈했다. 두 말 할 필요 없이 KBS 이사회 구성을 이명박 정권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었다.

신태섭 이사가 잘려나간 KBS 이사회에 정권의 수족 노릇을 할 사람이 들어왔고, 얼마 뒤 KBS 이사회는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을 통과시키고, 이명박 대통령은 정연주 사장을 해임시켰다.

하지만 올해 법원은 잇달아 신 교수에 대한 동의대의 해임도, 방통위의 KBS 이사직 박탈도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뿐 아니라 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을 해임시키며 결정적 이유라고 내세웠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신태섭 이사의 이사직 박탈도, 정연주 사장의 해임도, 모두 불법적이고 부당한 것이었음을 법원이 확인시켜준 것이고, 이명박 정권과 방통위, 그리고 KBS 이사회는 그런 불법을 통해 KBS를 장악한 것이 증명되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방위가 정부를 상대로, 방통위를 상대로, KBS 이사회와 이병순을 상대로 따져야 할 가장 중요한 쟁점이 바로 정연주, 신태섭 축출을 통한 KBS 장악의 불법성과 부당함이었다. 그걸 따지자면 무엇보다 정연주 사장과 신태섭 이사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어야 했다.

이는 민주당도 잘 알고 있고, 한나라당도 잘 알고 있다. 잘 알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들의 증인 채택을 막았다. 하지만 잘 알고 있고, 한나라당 보다 훨씬 더 절박해야 할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막히고 말았다.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별 다른 항의도 없었던 듯 하다. 이게 뭔가!

이런 민주당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언론악법을 막고, 방송장악, 언론장악을 막겠다는 민주당의 수많은 다짐과 약속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지금 국회 문방위에는 천정배, 최문순 두 사람이 빠져 있다. 지난 7월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 시도에 항의해 의원직을 내던졌기 때문이다. 천정배 의원은 포장마차를 끌고 전국을 순례하고 있고, 최문순 의원은 '언론악법 원천무효 천만인 서명'을 받기 위해 명동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이 빠졌다고 민주당 문방위가 허수아비가 된 건가. 한심하고, 한심하고, 또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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