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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순은 낙동강 오리알, 김인규에겐 총파업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9. 11. 2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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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가 새로운 KBS 사장으로 김인규씨를 최종낙점했다. KBS이사 11명 가운데 과반인 6명이 김인규를 선택했고, 1명은 이병순을, 나머지 4명은 기권했다. 그런데 이 표결 결과는 두번째 결선투표 결과이고, 최초 투표에서는 김인규가 5표, 이병순이 1표, 강동순이 1표, 4표는 기권했다고 한다.

사실 의외의 결과다. 특히 1차 투표의 결과가 그렇다. 오늘 오전 KBS이사회가 후보들에 대한면접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현사장인 이병순이 연임을 할 거라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KBS노조가 김인규만 콕 집어 사장이 될 경우 총파업을 하겠다고 할뿐 이병순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관했기때문에 이병순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김인규가 됐다. 1차 투표에서부터 친여성향의 KBS이사들이 마치 짠 듯 김인규에게 표를 몰아준 모양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도대체 무슨 곡절이 있었던 걸까?

KBS 사장으로 선임된 김인규씨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일단은 보이는대로 판단할 뿐이다.

정연주 사장이 불법으로 쫓겨난 자리를 불법으로 차지해 1년 동안 KBS를 말아먹었던 이병순. KBS 구성원의 76%가 연임을 반대하는데도 사장을 한 번 해먹으려 했던 이병순은 결론적으로 '낙동강 오리알'이 된 꼴이다.

이병순은 절대 다시 KBS 사장이 되어선 안되는 인물이었기에 일단 이병순의 연임이 무산된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김인규 역시 절대 KBS 사장이 되어선 안되는 인물이기때문에 KBS이사회의 선택을 인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김인규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언론특보를 하며 방송전략실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이명박 정권의 실세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공영방송 KBS의 사장이 된다면 KBS는 절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없다. 공영방송의 절대적 가치인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KBS 구성원들이 총파업을 하면서까지 반대하는데 KBS이사회의 친여이사들이 표를 몰아줘 사장으로 만들었다. KBS이사회의 친여이사들 개개인이 김인규를 소신에 따라 선택했다기보다는 모종의 사전작업이 있었을 것이란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 또 만약 그런 작업이 있었다면 KBS친여이사들만의 작업이 아니라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도 떨칠 수 없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그런 작업이 있었든 없었든 김인규는 명백한 낙하산이라는 것이고, 공영방송 KBS가 지향해야 할 가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공영방송 KBS를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새로운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그나저나 KBS노조는 과연 총파업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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