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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안하겠다는 이명박, 아예 빼버리자

뉴스후비기

by hangil 2007. 10. 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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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이 주최하는 유력 후보간 ‘TV 합동토론’이 성사되지 않을 위기에 처해 있다. 대선이 불과 50일밖에 안 남았으나 유권자들이 안방에서 여러 후보들을 한자리에 두고 국정철학·정책·공약 등을 비교·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다.”

오늘자(10월 30일) 경향신문 <대선후보 TV토론 왜 안될까…李 ‘이 핑계 저 핑계’>라는 기사의 일부분이다.

이 기사는 “KBS·MBC·SBS에 따르면 방송사들은 그간 후보별 초청대담을 마련한 데 이어, 11월 초부터 각 후보간 ‘1대1 토론’과 ‘다자토론’ 등 다양한 방식의 합동토론을 진행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일부 유력후보들이 ‘거부’하거나 ‘전제조건’을 내걸고 있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이명박 후보측 이성완 TV토론팀장은 ‘후보 등록 후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합동토론회에는 응하겠지만 그 전에는 지역 일정이 꽉 차 있어 어떤 형태의 합동토론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측에서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TV토론을 한사코 ‘거부’ 내지는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향의 보도처럼 최근 각 방송사들은 대선과 관련한 토론회를 예전의 천편일률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하게 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KBS의 <대선후보 초청토론 ‘질문 있습니다’>가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으며, MBC <100토론>이 시민패널 질문과 네티즌 질문, UCC 질문 등을 버무려 다양한 내용의 질문을 후보자들에게 던지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시청률이 높이 나오지 않는 게 흠이면 흠이겠지만, 예전 각 후보자들이 근엄하게 스튜디오에 자리 잡고 않아 시간 정해놓고 하나마나한 질문을 주고 받는 걸 멀뚱히 지켜봐야 했을 때보다는 훨씬 재밌다.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 것도, 이들 프로그램의 문제라기보다는 선거판 자체가 워낙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이명박의 독주 체제가 지속되고 있는 판에 많은 사람들이 ‘선거 해보나마나 이명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가 큰 관심을 받기 힘든 게 사실이다.

문제는, 경향의 보도처럼 이명박 후보측에서 TV토론을 회피하면서 자신의 독주체제를 ‘안전빵’으로 굳히려 하고, 선거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최대한 억제하려고 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BBK가 그토록 논란이 되고 있는 지금, 이명박 측에서는 뭐 하나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정치공방’으로만 몰아가려고 한다. 그렇다면 유권자인 국민의 그에게 그 대답을 요구할 자격이 있다. 그런 장소로 TV토론이 가장 제격이다.

80년대말이나 90년대초에는 수십만의 군중을 동원한 대규모 유세가 선거판의 ‘꽃’이었다면 97년부터 선거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TV토론이다. TV토론이 아무리 재미없더라도 후보들끼리, 혹은 패널로부터 받은 질문에 어떤 답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고 유권자들은 ‘저 정도면 할 만하다’는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그렇다.

그런데도 계속 이명박 후보가 TV토론을 외면한다면 이는 유권자에 대한 기만이다.

무엇이 그리도 자신이 없어 TV토론을 기피하는걸까?

얼마 전 MBC <100분토론>에 나왔을 때처럼 ‘쪽’을 당하는 게 무서워서일까?

차라리,

차라리 그렇다면, 각 방송사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 규정에서 하게 되어 있는 ‘합동TV토론회’를 제외하고는 아예 이명박 후보를 제외시켜놓기 바란다.

나오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끄집어내지 말고, 나머지 후보들, 국민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들, 자신의 정책과 인물됨됨이를 자신있게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도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줘서 TV 화면 앞에 앉혀주기 바란다.

과거에는 서로 나오려고 안달이었고, 어떤 후보가 만약 자신보다 TV에 한 번이라도 더 많이 등장했다면 당장 난리가 났을텐데, 지금은 자기가 스스로 안나오려하니 그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이명박 후보 TV에서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도 많더라. 그렇다면 자기가 보고 싶어하고, 이야기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최대한 많이, 최대한 자주, 방송편성이 허락하는 선에서 많이 불러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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