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미국 소 도축 현장, 충격적이지만 침묵합시다

뉴스후비기

by hangil 2008. 2. 5. 14:58

본문




오늘(2월 5일) 한겨레에서 보도된 <미 도축장, 광우병 의심 소 ‘강제 검역’ 파문>과 관련된 동영상입니다.
너무 충격적입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병들어 죽기 일보 직전의 소들을 어떻게든 도축하려고 지게차로 밀고, 전기충격기를 사용하고, 물대포를 쏴대는 모습은 참으로 말로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저렇게라도 해서 소를 검역받고, 도축해야하다니... 미국이란 나라, 참 대단합니다.

문제는 저렇게해서 잡은 소가 기어이 식탁 위에다 올려진다는 것이겠지요. 물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물학대도 혐오스럽긴 합니다만...

동영상에 등장하는 곳은 미국의 고기 포장회사 홀마크라는 곳의 도축장입니다.
여기서 도축된 쇠고기는 정육회사 웨스트랜드를 통해 미국 전역에 공급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웨스트랜드는 지난 5년 동안 냉동육 1억4600만달러 어치를 판매했다고 하죠. 덕분에 웨스트랜드는 미국에서 두 번째는 쇠고기 급식회사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때문에 '휴메인 소사이어티'라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제작한 이 동영상은 '워싱턴 포스트'에서도 공개되었고, 이후 미국에서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근데, 과연 이 동영상의 모습은 미국만의 일일까요?
이미 뼈 부위를 제외한 미국산 쇠고기가 대형마트 등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런 일과 무관할까요?
이제 곧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이 될 예정인 우리나라는 이런 미국의 현실과 아무 상관이 없는걸까요?

마땅히 우리 또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고, 논란거리가 되어야 할 사안이겠지만, 오늘이 지나면 잠잠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구요? 하나만 예를 들어볼께요.

지난 2월 2일 동아일보에는 <
중국산 ‘농약 만두’와 미국산 ‘뼛조각 쇠고기’>라는 사설이 실렸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사설을 한 번 클릭해보시면 될 거구요.

어쨌든 이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일본에서 문제가 된 '중국산 농약만두'를 거론한 뒤 "중국산 만두에는 이처럼 관대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선 손톱만 한 뼛조각까지 문제 삼는 건 아무래도 불공평하다""일부 시민단체는 미국산 쇠고기 얘기만 나오면 독극물이라도 되는 양 몰아붙이면서 왜 중국산 불량 농수산물에는 입을 다무는가"라고 그 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시민단체들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도한 쇠고기 수입 반대 캠페인으로 미국과의 불필요한 무역마찰이 심화됐고, 끝내는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미국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 할 시간에 중국산 농약 만두에 대해 비판해라. 니네 때문에 한미FTA 비준이 늦어지고 있잖아'라는 꾸지람입니다.

이렇게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못하게 하는 거대 신문 앞에서 이 정도 사안이 별 이슈거리가 되겠습니까? 이명박 당선자가 가장 먼저 인터뷰한 '한국 대표신문 동아일보'가 '입 닥치라'는데 가만히 쭈그러들어야 되겠지요. 이런 동아일보니만큼 이 논란을 그다지 제대로 다룰 거라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건 또 동아일보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지난 1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의 고발로 우리 정부와 주미대사관이 미국에서 보내온 미국산 쇠고기 등뼈 검출에 대한 조사서를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했다는 내용이 알려졌습니다. 미국 농림부에서 우리나라에 수입된 쇠고기에서 등뼈 등이 검출된 이유가 '포장 공정 통제 실패'라고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우리나라 농림부는 이를 그저 '작업자의 실수'라고 발표해왔던 거지요.

이 또한 상당히 충격적이고 분노스러운 내용이 아닐 수 없지만, 프레시안, 한겨레, 경향신문 등에서만 겨우 비중있게 보도됐을뿐, 조중동과 방송3사에서는 전혀 기사화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중앙일보는 1월 22일 <쇠고기 수입 개방으로 한·미FTA 걸림돌 치워야>라는 사설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미국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동아일보 또한 사설 <한미 FTA와 쇠고기 수입개방 함께 풀어야>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88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14개국만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달고 있다”며 조속히 쇠고기 수입개방을 요구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민언련에서 발표한 <
'광우병 위험부위 혼입 원인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 제기’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논평>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문제들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든 말든, 미국에서 소를 전기충격기로 지지든, 물대포로 익사시키든, 다 죽어가는 소를 지게차로 데굴데굴 굴리고 다니든말든 우리 그냥 신경 끕시다. 어차피 떠들어봤자, '야 입닥쳐, 니네 때문에 한미FTA 비준 늦어지잖아', '야 그 시간에 딴 짓이나 해라'는 핀잔만 들을건네요. 뭐...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