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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사투리' 발꿈치도 못가는 '북조선사투리'

쇼오락후비기

by hangil 2008. 9. 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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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망치는 '대포동 예술극단', 시대착오적이다>에 대해 열라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남겨주었다.

댓거리 하고 싶지 않은 같잖은 글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그래도 몇 가지에 대해서만 의견을 밝혀보고자 한다.

1. 댓글로 남겨진 의견 중 가장 공감하는 글

개콘 '대포동 예술극단'에 대해 '뉴라이트 코메디'라고 지적한 내용이 있었다. 적극 공감한다.
그래, '시대착오적'이란 말보다 '뉴라이트 코메디'가 훨씬 지금 시대에 적합한 것 같다. 물론 '뉴라이트' 자체가 시대착오적이고, 90년대까지 한국 사회를 주물러왔던 친일냉전수구세력과 별반 다를 게 없지만서도..

2. '개그는 개그일뿐'이라는 의견에 대해

나 역시 '개그는 개그일뿐'이라고 본다. 그럼 개그가 개그지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는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개그에 대한 해석과 비평도 개그가 될 수는 없다. 특히 어떤 풍자를 시도하는 개그에 대해서라면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평해줘야 한다고 본다.

찰리 채플린의 코미디가 그저 코미디일뿐이라면 그가 지금껏 존경받는 최고의 코미디언일 이유가 없지 않을까.

'대포동 예술극단'이 만약 북 체제를 풍자한 것이라면, 내가 보건대 이는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풍자'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이미 박물관에 들어갔어야 할' 북에 대한 인식이 재기발랄한 참신함으로 무장하고 기분좋은 유쾌한 웃음을 줘야 할 개그 프로그램에서 다시 부활했다는 것은 '내가 보건대' 참으로 우려스러웠다.

특히 남겨진 댓글들을 보며 역시 '개그는 개그일뿐'이라 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북한을 들먹이면 비하하기엔 급급하고, 북한을 조금이라도 감싸는 모습을 보이면 '좌빨'이니 심지어 '북한공작원' 운운하는 댓거리를 접하고서는 정말 남북관계가 과연 진전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 지경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콘마저 그런 인식을 더욱 공고화하는 뉴라이트 코미디나 하고 있으니...

3. '생활사투리'와 '북조선 사투리'에 대해

김시덕이 '청혼할 때 쓰는 표현'이라며 '씻고 오라우'라고 한 것과 관련해 내가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근거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고 북한 여성이 드럽다는 편견을 가지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표현'이라고 쓰자, 많은 이들이 '개념이 있냐, 없냐', '비약이 심하다' 등등 많은 비판을 제기했다.

특히 과거 '생활사투리' 때 김시덕이 '내 아를 낳아도'라고 한 것과 비교하면 '그럼 그때는 경상도 여성을 비하한 거냐'며 반박을 제기했다.

일견 타당성 있는 지적이긴 하지만, 내가 그렇게 판단한 것은 이유가 있다.

'생활사투리'에서 '경상도 버전'을 맡은 김시덕이 당시 '내 아를 낳아도'라고 한 게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바로 그 말 자체가 이른바 '경상도 싸나이'에 대해 '무뚝뚝하고 직설적이다'고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우리 사회 다수의 공감대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이가 '충청도 버전'을 한다며 '내 애를 낳아줘유~'라고 하거나 '전라도 버전'으로 '내 애를 낳아달랑께'라고 표현했다면 이는 별 다른 공감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바로 '생활사투리'는 전라도와 경상도에 대한 관객과 시청자들의 보편적 인식을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그에 맞는 '버전'들을 적절하면서도 재기발랄하게 엮어내어 인기를 얻었던 것이다.

하지만, '청혼할 때 쓰는 표현'으로 함경도 버전의 '돈 좀 벌어놨응둥'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함경도와 무슨 관련이 있고, 특히 평안도 버전의 '씻고 오라우'는 도대체 별안간 뭐란 말인가?
경상도 버전으로 '씻고 온나'라고 하든, 서울 버전으로 '씻고 와'라고 하는 것과 도대체 평안도 버전의 '씻고 오라우'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김시덕의 평안도 버전 '씻고 오라우'는 과거 생활사투리 시절 '경상도 버전'에서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울궈먹는 수준으로 퇴보를 보여줬으므로 개그로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씻고 오라고?', '내가 더럽기라도 하다는거냐'로 있는 그대로 해석했을 뿐이다.

4. 덧붙임

그나저나... 네가지 없이 댓글 다는 많은 분들... 참 안스럽소이다...쯧쯧..
특히 '트랙백'까지 달아서 <대포동 예술극단 너무 재밌다.잘한다.>고 했길래 찾아들어가보니, 웬걸 별 내용은 없고 "북한에 대해서 모르는 것들이 헛소리하고 있다.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거기가서 살아봐라."는 뚱딴지같은 소리나 하고 있는 이도 있었다.

어처구니없어 블로그를 살펴보니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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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믿어 행복해졌다오"를 외쳐대는 사람이더군..쩝... 내 블로그에 들어와 악플을 남긴 사람들 중 한 부류를 파악했다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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