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대통령의 동정을 뒤쫓은 SBS.
'울어버린 민심'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5시반'
'이 대통령은 자신이 매던 목도리를 풀어주고 다시 직접 연락하라고 다독이는 것으로 안쓰러운 마음을 표현'
'이 대통령이 산 시래기 값 2만 원을 놓고 잠시 실랑이도 벌어져'
'눈물 흘리는 민심을 만난 대통령의 표정에는 안타까움과 곤혹스러움이 교차'
단순하게 동정만 소개한 것을 넘어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온갖 표현들까지 동원했다.
이런 SBS의 보도를 보고,
위 동영상에 나오듯, 9시가 '땡'하고 울리면,
"전두환 대통령은 점퍼 차림, 검소한 복장으로 청진동 골목을 찾아서 청소 상태를 둘러보고 계십니다. 이곳의 청소상태를 지적하신 것 같습니다."
등으로 대통령의 동정을 소개했던 5공 당시 '땡전뉴스'가 생각난 것은 유독 나만의 '오버'일까.
새벽같이 시장에 나가 상인을 만나 목도리까지 감겨주던 대통령을 두고 '안쓰러움을 표현', '안타까움과 곤혹스러움이 교차'라는 식으로 보도하는 SBS가 도대체 저 80년대의 '땡전뉴스'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KBS와 MBC도 이 대통령의 이날 행보를 다루긴 했다.
KBS는 "이 대통령은 무 시래기를 파는 박부자 할머니가 계속 울기만 하자 위로하던 끝에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주며 언제든 연락하라고 다독였다", "이 대통령은 방문 동안 체감경기의 어려움을 새삼 절감하는 표정이었다"고 보도해, SBS와 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정도에 있어서는 SBS 보다 훨씬 약했다.
MBC는 "무시래기를 사고, 2만원을 억지로 쥐어준 뒤 목도리를 선물한 이 대통령은, 박 할머니를 보며 아팠던 마음을 토로했다" 등으로 보도했지만, "다시 오후 가락시장, 상인들 사이에는 대통령이 그래도 새벽에 삶의 현장을 직접 찾아준 만큼,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과 그저 행사 한번 하는 걸로 끝날 거라는 냉소가 교차한다"며,
"와서 뭐 한다 하면 여기 있는 거 정리해라, 뭐해라 우리만 귀찮아. 차라리 안 오는 게 나요"
라는 시장 상인의 말을 인터뷰하는 등 한편으로는 '전시행정'의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날 SBS는 이 보도 외에 이 대통령의 농협 관련 발언을 따로 떼서 보도하면서 가락동 시장 방문 모습을 한 차례 더 보여준 반면, KBS와 MBC는 위 보도에 농협 관련 발언도 함께 묶어서 보도하는 등 차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앞서 이야기했듯, 민심 탐방에 나선 대통령의 동정 보도할 수 있다. 그런데 마치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영세 상인들과 농민을 위한 대통령인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부자들을 위한 감세를 밀어붙이고, 대기업을 위한 규제철폐를 신조로 가지고 있는 MB정부가 아닌가.
부시 만나러 미국 가서 미국산 쇠고기 들어오게 해놓고,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를 먹게 되었다'며 축산농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게 바로 이명박 대통령 아니었는가.
그런데 어떻게 여론을 호도하는 정권의 '감성정치'에 동원되는 것을 넘어 마치 '나팔수'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가.
SBS는 이제 완전한 '땡이(李)뉴스'의 시대를 열었다.
※ 알려드립니다.
정신이 나간 것 같은 어떤 미친 인간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들로 댓글을 도배질하여 당분간 '로그인'하신 분들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설정하였습니다.
원래 이 블로그 운영 원칙은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저 인간이 그 원칙을 무너뜨리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집념이 아닐 수 없습니다.
A4 한 면 정도의 댓글을 무려 50개 이상을 '복사'해서 싣더군요. 삭제해도 계속 반복하고..컴 앞에서 이 무슨 할일 없는 짓입니까? 정말 SBS 직원이 아닌지, 위 기사를 리포트한 기자는 아닌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어쨌든, 손쉽게 댓글을 쓰지 못하게 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