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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돼지독감 괴담 도를 넘었다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4. 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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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최근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해 국민들의 공포심을 극대화하는 자극적인 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제 시작일뿐, 6개월 이상 갈 수도 있다"[각주:1]는 WHO 관계자의 말을 1면에 싣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중동 지면엔 마스크를 쓰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멕시코 사람들의 사진과 함께 "성모여, 우리를 보호하서소" 같은 지구종말이라도 떠올릴 섬찟한 문구들이 떠다니고 있다. 개중에는 "돼지는 '바이러스 공장'"[각주:2]이라는 글도 있다.

조선일보 4월 28일 1면


중앙일보 4월 28일 2면


동아일보 4월 28일 1면


조중동은 유력신문이 특정한 의도를 갖고 여론 몰아가기에 나서면 그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줬다. 사진과 텍스트를 독자의 생각과 감정을 달궈진 인두로 지지듯 한다. 유력신문의 괴력은 언제든지 신문 폭력으로 바뀔 수 있다.

조선일보 4월 28일 5면


그러나 조중동 속 '돼지 독감 괴담'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내용이 많다. 전 세계 50억 인구 가운데 2400여명이 감염의심을 받고 있지만, 사망자는 멕시코에서만 발견됐다. '돼지 독감' 최초 발생 지역으로 추측되는 멕시코 베라크루스주 라글로리아에서는 4살 소년이 돼지 인플루엔자가 공식화 되기 이전인 4월초에 감염되어 완쾌된 사실[각주:3]도 있다. 늑장 대응에다 치료약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멕시코를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 250만명분을 확보해놓고 있는 한국과 비교할 수는 없다.

조선일보 4월 29일 5면


조선일보 4월 28일 사설


국내 돼지 독감 추정 환자 발생을 놓고 그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거나, 심지어 멕시코에 다녀 온 사람들을 '돼지 독감 바이러스'를 국내에 유입시킨 사람들로 몰아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멕시코 전체 인구 1억명 가운데 현재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은 1600여명으로 약 0.000016%다. 멕시코를 다녀왔다고 '돼지 독감 유포자'인 것처럼 따지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 또 멕시코와 가장 가까운 미국에서는 5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한 명도 없다.

세계에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은 1700여명이다. 멕시코가 1600여명으로 가장 맣고, 사망자는 멕시코 사람이 전부다. 조중동은 국내 '돼지 독감 감염 추정 환자'를 보도했지만, 그것 역시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환자'로 확인된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 4월 28일 5면 중간제목


그런데도 "돼지는 '바이러스 공장'"이라는 황당한 얘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보수세력들이 돼지 독감 위험이라는 포장지로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교묘하게 감추려고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 독감을 염려하는 척하면서 '돼지고기' 배척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돼지 삼겹살을 먹는 국민이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삼겹살 정가표(定價表)를 보고 화들짝 놀라 절로 손을 움츠릴 지경이다. 소비자를 생각하는 진짜 소비자운동이 나와야 할 때다.


이 글은, 2008년 5월 2일 조선일보 사설 'TV 광우병 부풀리기 도를 넘었다'를 고쳐 쓴 글이다.

2008년 5월 2일 조선일보 사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으로 촉발된 촛불이 시작된지 이제 곧 1년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졸속성과 이로 인한 검역주권, 국민 건강권 훼손 문제를 지적한 MBC 'PD수첩-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이 방송된지는 오늘로써 꼭 1년째다.

조중동은 1년이 지난 지금도 PD수첩 탓, MBC 탓을 하며 촛불을 잠재우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1년 전 PD수첩이 PD수첩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돼지 인플루엔자의 공포가 휩쓰는 지금 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에 철저함을 기해야 한다는 조중동의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PD수첩은 한 것일 뿐이다. 오직 한 가지 다른 것은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느냐, 아니냐다.

정부를 비판한 방송은 국민 건강권을 염려하면 잡혀들어가야되고 선동방송이라는 질타를 들어야 하는데, 정부를 비판하지 않는 신문은 그저 국민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신문이라는 건가?

지겹다.
참으로 지겹다. 조중동은 PD수첩 마냥사냥을 그만 해라. 마이 무웃다 아이가.


  1. 조선일보 4월 29일 1면 '"우린 지금 지하벙커서 SI 전쟁중" [본문으로]
  2. 조선일보 4월 28일 '감염력·사망률 파악 안된 '이종'...치료제 있지만 예방백신 없어' [본문으로]
  3. 돼지독감 최초 발생지역에서 생존한 4살 소년(http://segyewa.com/13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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