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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 노제, 조선·동아에겐 악몽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5. 2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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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국민장이 진행중이다. 오는 29일(금)에는 오전 5시 김해 봉하마을에서 발인을 시작으로, 11시 경복궁에서의 영결식에 이어 노제를 거친 뒤 화장하고 장지로 이동한다고 한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11시 경복궁에서의 영결식에 이어 치러질 노제가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듯 하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시민분향소를 시청광장 앞에다 설치하게 허용해달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서울시와 경찰청이 여전히 묵살하고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가 봉하마을에서 올라와 경복궁에서 영결식을 진행하고 서울 시청광장으로 향하게 된다면 온전한 정신이 1%라도 남아 있다면 그 길을 막을 수는 없을 거라 여겨진다.

서울시에서도 '장례위원회'에서 요청하면 29일 노제는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하니, 아마도 서울 시청광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치러질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를 청와대 앞에서 치르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관련글 : ‘시청광장 노제’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 물론 그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청와대를 가든 않든 시청광장은 반드시 거쳐야 할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여러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그는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시키고자 했던 사람임은 분명하다. 한국 현대사 민주화의 과정에서 서울시청광장은 빼놓을 수 없다. 87년 6월항쟁 당시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노제가 진행된 곳이 바로 서울역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던 그곳이었고, 2004년 탄핵, 지난해 촛불까지 시청광장은 민주주의의 광장이다.

현재 서울 시청광장이 경찰버스로 빼곡하게 둘러쌓인 모습은 그 자체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권위주의 정권, 독재정권에 의해 작동 정지 상태에 있음을 전세계 만방에 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서울 시청광장을 다시 되찾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을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가시는 길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 아닐가 싶다.

그런데, 그런 중차대한 의미 외에 경복궁 영결식에서 서울시청광장 노제 현장으로 향하게 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과 가신 이를 그리워하며 그 길을 함께 할 시민들의 장엄한 모습을 머리 속으로 떠올려보니, 누군가들에게 어쩌면 29일 시청광장 노제는 악몽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누굴까?
바로 조선일보동아일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일가, 친노세력들에게 수치란 수치는 다 안겨 놓고 끝내 노 전 대통령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데 이들 신문이 지대한 공로를 세웠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바로 이 조선과 동아의 거대한 소굴이 바로 (노제가 시청광장에서 진행된다면) 노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이 지나는 양 길가에 우뚝 솟아 있다. 살아 생전 노무현 대통령의 표현대로라면 "서울한복판 종합청사 앞에 거대한 빌딩을 가지고 있는 신문사"가 바로 이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되시겠다.

빨간색 화살표가 시작되는 곳이 광화문. 노제행렬이 서울시청광장으로 향하게 된다면 중간에 이순신 장군 동상(세종로 사거리)을 지나게 되는데 곳이어 만나게 되는 게 바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옥. 회색선을 확대한 아래 사진 참조 (지도출처는 구글어스)

맨위의 파란원이 동아일보 사옥, 중간의 파란원은은 조선일보 소유의 코리아나호텔, 맨밑의 파란원이 조선일보 본사 사옥.(지도 출처는 역시 구글어스)

만약 노 전 대통령의 운구와 이를 따르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들 신문사를 지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직원들에게는 결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상상일 것이다.

이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호되게 겪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반대 촛불이 크게 일었을 당시 코리아나호텔 옆 조선일보사 출입구의 모습.

위와 같은 상황을 다시 한 번 겪는다면?

그건 상상만으로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게는 악몽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조선과 동아의 높으신 분들이 '제발 시청광장 노제를 허용하지 말라'고 이명박 정권에 한참 작업을 걸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만약 시청광장 노제가 진행된다면 아마도 지금 시청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것보다 더 촘촘히 쥐새끼 하나 드나들지 못하게 경찰버스가 조선일보 코리아나호텔과 동아일보사 앞을 막아설 거다.

하지만 그런다고 과연 시민들의 분노를 피할 수 있을까?
아마 29일까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높으신 분들은 밤잠을 설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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