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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으로 재미 보려는 조선일보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10. 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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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조선일보가 KBS의 김제동 퇴출을 미끼 삼아 한몫 챙겨보려는 계산인 것 같다.

어제는 네이버 뉴스캐스트와 조선닷컴 메인페이지를 통해 김제동 퇴출을 '몸값'과 연결시키는 KBS의 일방적인 주장을 대변하며 김제동 논란에 편승하더니, 오늘은 김제동의 '스타골든벨' 마지막 녹화 현장을 두고 "눈물 바다" 운운하며 재미를 보려 하고 있다.


아래는 오늘 네이버 뉴스캐스트 조선일보 편집판을 캡쳐한 이미지다. 마치 김제동이 눈물을 닦아내는 듯한 사진과 함께 "김제동 '스타골든벨' 마지막 녹화장 눈물 바다"라는 제목이 붙은 기사가 가장 도드라지게 배치됐다. 정작 이 사진은 해당 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확인해보니 이데일리 SPN에 실린 사진인데, 아무래도 '스타골든벨' 녹화장의 사진은 아닌 것 같다.


스포츠조선 기자가 녹화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주절주절 옮겨놓은 이 기사는 "정주리는 김제동이 머리를 쓸어주며 덕담을 하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썼고, "김제동은 '4년간 함께해 준 제작진에게 감사하고 특히 묵묵하게 열심히 해준 '벨라인' 멤버들에게 고맙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했고, "이채영과 정주리를 비롯한 출연자들도 눈물을 글썽였으며, 녹화장은 곧 눈물 바다가 됐다"고 했다.

평정심을 유지하며 녹화에 임하기 힘들었을 것이 분명한 김제동을 누가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단 한 줄의 언급도 없이 "김제동은 녹화의 끝으로 향해 갈수록 머리가 복잡한 듯 연신 엔지를 냈다"고 했고, "회한에 젖은 모습이었다"고도 했으며 "김제동은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순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렇게 김제동과 '스타골든벨'과의 인연은 끝이 났다"는 문장으로 끝을 맺은 이 기사는 연예계 소식이라면 이 잡듯 뒤져내고 '기사'를 만들어내는 연예전문매체들이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기사지만, 적어도 조선일보가 내세울 만한 기사는 결코 아니다. 어제 당장 보지 않았는가. 김제동 퇴출과 관련한 그 수많은 논란과 비판들 가운데, 유독 <KBS, "김제동, 회당 몸값 비싸서…">를 제목으로 뽑아 부각시켰던 조선일보를 말이다.

지금 상황에서 김제동을 중요하게 다루는 기사 가운데 이해 가능한 내용은 갑작스레 김제동을 퇴출시킨 KBS의 행위가 정상적인 건지 아닌지를 두고 KBS를 비판하든지, 아니면 출연료니, 출연기간이니 입에 발린 소리들 말고 입맛에 맞지 않는 연예인을 퇴출시킨 KBS의 행위가 정당했노라고 KBS를 옹호하든지 둘 중 하나다. 그게 아니라 '스타골든벨' 녹화장의 자잘한 에피소드를 부각해 '눈물' 운운하는 기사들은 단언컨대 그저 김제동 논란에 얹혀 네티즌과 독자들을 낚아보려는 낚시질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그런 낚시질도 황색인터넷매체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몸값 타령이나 했던 조선일보가 그러는 건 정말 아니지 않는가.


조선닷컴 메인화면도 마찬가지다. 비록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KBS의 김제동 퇴출을 비판적으로 말한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의 발언을 메인으로 내걸고 나중엔 소설가 이외수의 발언을 인용해 <"그렇게 작두질 해 버리는건…" '김제동 하차' 각계서 비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탑으로 올리며, KBS에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지만, 정작 오늘 조선일보 지면엔 <'방송인 김제동 하차' 둘러싸고 문방위 국감서 공방>이라는 제목의 말 그대로 야당과 한나라당/KBS 간의 공방을 중계하는 기사만 간단하게 실렸을 뿐이다.

사이트 메인화면에 기사들을 줄줄이 엮어 탑으로 올릴만한 사안을 왜 지면에서는 이 정도밖에 못다루는걸까? 이러니 김제동의 사진을 맨 위에 내건 조선닷컴 메인화면을 보고 조회수 높이려는 낚시질을 위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있나.

10월 13일 조선일보 6면 기사


언감생심 조선일보에 경향신문이나 한겨레가 쓴 저 정도의 사설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냥 입이나 닫고 있으면 좋겠다. 눈에 훤히 보이는 장사질은 그만 하고.

10월 12일 한겨레 사설

10월 12일 경향신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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