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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Fi에 'MB OUT' 떴다고 시비거는 동아 기자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0. 4. 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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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4/7) 동아일보에 아주 지대로 웃겨주는 코미디같은 기사가 게재됐다.

황규인이란 이름의 기자가 쓴 이 기사의 제목은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 무선인터넷 공유기 'MB OUT!' 클릭해야 접속>이다.

요약하자면, 황규인이 프레스센터 19층에 취재하러 갔다가 스마트폰(아이폰)으로 무선인터넷, 즉 와이파이(Wi-Fi)에 접속하려는데 무선인터넷 접속 네트워크(AP, Access Point)의 이름이 'MB OUT!'이었다며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려면 'MB OUT!'이라는 문구를 클릭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쓴 기사다.

4월 7일 동아일보 기사


한국프레스센터는 곧 한국언론회관을 의미하는데, 대 동아일보 기자께서 한국언론회관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려다 갑자기 'MB OUT!'이 뜨길래 심히 놀라고 불쾌했나보다. 그래도 그렇지 이런 걸 기사랍시고 쓰는 기자나 그걸 또 지면에 기사화시키는 동아일보라니, 정말 코미디가 따로 없다.

황규인이 기사에 썼듯이 "AP 이름은 네트워크 관리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또 "이 AP는 공개 상태로 돼 있어 전파 도달 가능 범위에 있으면 누구나 노트북, 스마트폰 등으로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데 돼 있다".

그런데, 황규인이 간과했거나, 혹은 전혀 몰랐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무시했거나 간에 빠트린 중요한 대목이 하나 있다. 프레스센터에서 잡히는 AP가 꼭 프레스센터에서만 관리하는 AP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20층이나 되는 건물에서, 그것도 입주해 있는 기관과 단체, 사무실이 수두룩한 곳에서 와이파이 AP는 복수로 뜨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황규인은 "AP 이름을 'MB OUT!'으로 정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네트워크 관리자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마도 프레스센터 건물을 관리하는 기관의 네트워크 관리자를 의미하는 것일테다.

내가 알기로 프레스센터를 관리하는 곳, 특히 19층 기자회견장을 관리하는 곳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다. 아마 황규인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누군가와 연결을 시도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번짓수를 잘못 짚었다.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구 한국언론재단이 신문유통원, 신문발전위원회 등의 기관과 통합돼 올해 새로 출범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초대 이사장은 이성준인데, 이 사람은 청와대 언론문화특별보좌관으로 있다 초대 이사장이 되었다. MB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사람이 이사장으로 있는 기관이 AP 이름을 'MB OUT!'으로 정했다면 동아일보로서는 문제 삼을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다. 적어도 황규인이 이런 기사를 쓰려 했다면 취재를 좀 더 했어야 했다.

말했듯 한국프레스센터는 20층으로 이뤄진 건물이고, 그 안엔 건물을 관린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도 있지만, 그 외 수많은 기관과 단체가 입주해 있다. 그 가운데는 한국방송광고공사도 있고, 서울신문도 있다. 그리고 한국기자협회도 있으며, 외신기자클럽도 있고, 지역신문의 서울 사무소들도 수두룩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황규인이 와이파이를 접속했다는 19층 기자회견장 바로 아래층인 18층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입주해 있고,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있다.

자, 이제 그림이 그려지는가.
과연 이 많은 기관과 단체들 가운데 누가 'MB OUT!'을 AP 이름으로 정했을까? 나는 감이 확~ 오는데, 황규인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아니 '감'의 문제가 아니라 와이파이와 AP의 기본적인 개념만 이해해도 이딴 식의 기사를 쓸 엄두는 내지 못했을 것이다.

정 'MB OUT!'으로 접속하기 싫으면 함께 뜨는 네스팟으로 접속하면 될 것을. 아니 동아일보 기자들이 네스팟 아이디 하나 없나? 동아일보가 그 정도 돈도 아끼는 쫌팽이인가?

기자로서의 기본도 갖추지 못하고 이념과 정파성에 사로 잡힌 기자의 추한 몰골을 오늘 또 한 번 확인했다.

뭐, 황규인은 1년여 전에도 미디어후비기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는 기자다. 황규인이 어떤 기자인지는 아래 링크에서도 한 번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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