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원 중에 조중동 기자 없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전교조 조합원 명단 공개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1일 3,000만원을 전교조 조합원들에게 지급하라'는 법원 결정에 대해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하는 '조폭 판결'"이라고 맹비난했다.

정두언 의원은 "전교조가 지하조직도 아니고 자신들이 떳떳하고 자랑스럽다고 하면서 왜 명단 공개를 꺼리는지 해괴망측한 일"이라고도 했다.

자, 몇 가지를 살펴보자.

장면 1

지난 4월 15일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는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외 16명의 전교조 조합원들이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을 상대로 낸 '각급학교 교원의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현황 실명자료'의 인터넷 공시 및 언론 공개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노동조합의 가입 및 탈퇴는 전적으로 당해 교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맡겨져 있고, 그로 인하여 당해 교원이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아니하며, 그 활동은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당해 교원의 '업무 외적인 영역'에 있는 것으로서 개인정보라고 인정된다"며 "따라서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된다면 이로써 신청인들의 위와 같은 권리 및 자유가 심대하게 제한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전교조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법원은 같은 결정에서 전교조 측이 조전혁 의원이 이를 어길 경우 '위반행위 1건당 3억원'의 간접강제금을 내도록 신청한 것에 대해서는 "피신청인(조전혁)이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이 명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리라는 점에 관하여 기록상 아무런 소명이 없으므로 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

장면 2

4월 27일 역시 같은 법원은 전교조 측이 법원 결정을 어기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한 조전혁 의원에게 제기한 '간접강제' 신청에 대해 "신청인들에게 그 의무위반이 있은 날마다 1일 3000만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즉 처음부터 법원이 조전혁 의원에 대해 배상하도록 판결한 것은 아니었다. 법원이 결정하면 아무리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이행하지 않으리라 여기지는 않은 것이다.

장면 3

동아일보가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한 동아닷컴 페이지. 지금은 삭제됐다.

앞서 '미디어후비기'에서도 지적했다시피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자, 동아일보가 이를 받아 동아닷컴에 같은 명단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측은 4월 27일 '간접강제'를 결정한 법원 판결문을 첨부해 동아일보에 '게시물 삭제 요청' 공문을 보내 '4월 28일 오전 12시까지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그 결과를 서면으로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관련글 : 전교조 명단 공개한 동아일보, 미쳤다)

그러자 동아일보에서는 28일 오전 "27일 오후 6시 30분 삭제 완료했으니 확인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전자우편과 공문을 전교조에 보냈다. 실제로 동아닷컴에서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볼 수 있는 페이지는 삭제됐다.

동아일보 측에 전교조 조합원 멷단 삭제를 요청한 전교조 측의 공문

장면 4

벌금이 무서워 꼬리를 내린 동아일보는 29일 <전교조 교사들, 이름 내기가 그리도 부끄러운가>라는 사설을 싣고, "전교조가 비밀 사조직도 아닌 만큼 명단 공개가 인권 또는 사생활 침해라는 주장도 납득할 수 없다"며 "전교조 소속이란 사실이 그렇게 부끄럽다면 전교조를 해체하든가 탈퇴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전교조를 비난했다.

4월 29일 동아일보 사설

그래서 이렇게 요구한다. 

한나라당이 지하조직도 아니고 자신들이 떳떳하고 자랑스럽다고 한나라당 당원 명단을 공개하라. 만약 한나라당이 이를 꺼린다면 "해괴망측한 일"이 될 것이다.

동아일보는 한나라당이 당원 명단 공개를 거부한다면 "한나라당 당원이란 사실이 그렇게 부끄럽다면 한나라당을 해체하든가 탈퇴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사설을 써주길 바란다. 아울러 홈페이지에 한나라당 당원 명단을 공개하라.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한나라당 당원인지 궁금하다. 특히 조중동 기자들 중에 한나라당 당원이 있지는 않은지 무척 궁금하다. 기자라고 정당 당원이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당원들이 있어서 한나라당 기관지 노릇을 하는지 궁금하다. 이런 궁금증이 나 혼자만의 궁금증을 아닐 것 같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 한나라당 당원 명단을 공개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