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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부수 속이던 조중동, 시청률은 어찌할꼬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1. 12. 1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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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합동으로 개국'쇼'를 펼치며 방송 진출의 첫발을 뗀지 2주일이 지났다.

화려한 비상을 꿈꾸었을테지만 지난 2주일 동안 조중동은 연일 체면을 구길대로 구기고 있다.


아마 조중동 관계자들 모두(종편은 물론 신문종사자들까지!) 당혹감과 충격에 휩싸여 있을 것이다. 이 상태가 조금만 더 진행되면 그들은 패닉상태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바로 개국 시작과 함께 '애국가 시청률' 등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종편의 시청률 때문이다.

종편개국쇼에 축사하는 김황식 총리-사진:국무총리실


개인적으로는 0.1%대에서 헤매고 있는 종편도 있는 판국에 종편 시청률을 두고 '애국가 시청률'이라 하는 것은 애국가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다. 과거 조사에 의하면 지상파의 애국가 시청률도 이보다 높은 0.2~0.4%로 나타났고, 지상파에서는 5% 미만의 시청률이 나올 때 보통 '애국가 시청률만도 못한' 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따라서 '애국가 시청률'보다는 TV보다 TV를 켜놓고 잠잘 때 나오는 이른바 '컬러바 시청률'이 지금의 종편 시청률과 그나마 비교대상이 아닐까 싶다.

"2014년에 SBS를 위협할 것"이라더니

종편들은 출범 전 내년 시청률을 대체로 2~3% 정도는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BS에서 정책기획센터장까지 역임했다 중앙일보 종편인 jTBC의 편성본부장으로 간 김영신 본부장은 jTBC의 시청률에 대해 "개국 1차년도인 2012년 말에는 채널 전체 시청률을 2%로 예측하고 있다""2014년도에는 SBS를 위협하는 수준인 4%대까지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종편의 기대가 아직 무너진 것은 아니다. 아직 개국 1년차가 지나지 않았고, 이제 갓 2주차를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종편들이 내년에 기대하고 있는 시청률을 따질 시점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전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과연 지난 2주일 동안 보여진 종편의 시청률이 내년에는 획기적으로 높아질지, 그래서 정말 종편들이 안정적으로 안착할지는 얼마든지 예측해볼 수 있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이 시청률조사기관 TNmS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12월 5일부터 11일까지 1주일 동안 종편채널 4사의 가구 평균 시청률은 0.3%대로 나타났다. jTBC가 0.389%로 가장 높았고, MBN이 0.341%로 2위, 채널A가 0.287%로 3위, 그리고 '약간' 놀랍게도 TV조선이 0.272%로 최하위로 나타났다. TV조선은 12월 12일에는 0.176%를 기록하기도 했다.

12월2일~12일 종편 시청률 추이-(자료:TNmS, 미디어오늘) 자료를 보면 종편의 시청률은 대체로 주말에 높아졌다가 평일에는 그 절반 정도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대 시청률로 도토리 키재기, 1%대 시청률로 1위 다툼

데이터가 있기에 종편들끼리 비교는 해보지만 0.5%도 안되는 시청률로 서로 '1위' 다툼을 하고 있는 이들을 두고 '어디가 1등이고, 어디가 꼴찌'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민망하기 그지없다. 개인적으로 종편이 출범할 때 '불꽃 튀기고, 피 튀기는 치열한 경쟁'을 기대한 사람으로서, 지금 펼쳐지고 있는 상황은 그 기대가 무색할 따름이다.

(관련글 : 조중동 종편 개국, 피튀기는 전쟁을 기대한다!)

짐작컨대 지상파에 있다 종편으로 간 PD나 기자들 모두 깊은 자괴감에 휩싸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를 만들던 PD라면, 시청률 두자리는 되어야 그나마 조금은 안심이었고, 20%를 넘어야 성공으로 쳐줬는데, 지금은 1%를 넘으면 '대박'이라니 아마도 상전벽해의 격세지감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예능을 만들던 PD도 마찬가지다.


1%대 시청률로 1등 했다며 호들갑 떠는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정우성이 안쓰럽다!

연기자들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돈에 팔려갔는지, 연줄에 휩쓸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그들 나름대로 혼신의 연기를 다한 결과가 1% 시청률로 승패가 갈리고, 그 정도의 시청자들밖에 보지 않는다는 현실을 아마 쉽게 인정하기는 힘들듯 하다. <빠담빠담>의 정우성이 그렇게 열연을 펼친 결과가 1.496%의 시청률(12월 13일 방송분)이라니, 그런 상황에서 '종편 동시간대 드라마 1위'라는 타이틀이 어떤 위안을 줄 수 있는지 나로서는 짐작하기조차 힘들다.


과연 내년 종편들은 그들의 기대대로 시청률을 높일 수 있을까?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혹자는 '개국효과'가 사라지고, 제작비 출혈 부담이 커질수록 종편이 더 힘들어질거라고 하고, 또 혹자는 지금의 종편을 두고 평가하면 안된다며 앞으로 그들이 안착한다면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전자의 입장이다. 몇개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개국 직후의 모습이 이 지경인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바닥을 드러내지 않을까 생각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 몇번 채널을 종편으로 돌려봤지만 드라마와 일부 다큐 빼놓고는 정말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 그것조차도 제대로 시간을 맞추기 힘드니 채널을 고정시키고 볼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특히 지상파에서는 최고의 불꽃 튀기는 경쟁 시간대인 밤 10~12시 사이 종편으로 채널을 돌리면 과연 이들이 경쟁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편성을 목격하게 된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토크쇼와 개그프로는 그렇다치고, TV조선에서 허구헌 날 그 시간대에서 보게 되는 <최박 토크>는, 내가 다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그 하품나도록 재미없는 와중에 대담을 끊고 중간광고까지 한다는...--;;)

개인적으로 방송프로그램의 시청률은 하나의 '유행(트렌드)'라고 생각한다. 가령 출발은 저조했지만 '그 프로그램 재밌더라'라는 입소문이 번지고, 각종 매체를 통해 그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점점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얘기까지 더해지면 그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하나의 '유행'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홍보를 빵빵하게 때려 출발은 성공적이었지만 '재미가 없다'는 소문이 번지고, 그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기 힘들게 되면 어느 순간 그 프로그램은 소리소문없이 종영하기도 한다.

과연 종편 중에 그런 유행을 탈만한 프로그램이 과연 있을까? 있다면 몇 프로나 있을까? <빠담빠담> 정도가 그나마 가능성이 있지만 그조차도 시청률로 이어질지는 회의적이다. <빠담빠담>의 시청층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본방이 아니라 다른 '경로'로 <빠담빠담>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어쨌거나 모르긴 몰라도, 매일매일의 시청률 결과를 받아보는 조중동 종편 관계자들의 심정은 시험을 망친 수험생이 성적표를 받는 것보다 더 두렵고 괴로운 심정일 것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조롱 또한 감내하기가 괴롭고 힘들기 짝이 없을 것이다. 차라리 시청률이 공개되지 않으면 좋겠다 싶을 것이다.

조중동, 차라리 시청률 공개 안되면 좋겠다 싶겠지만..

그런데 어쩌랴!
방송에 뛰어든 이상 그들도 시청률의 굴레에 스스로를 옭아맸고, 그들이 신문을 할 때 유가부수를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시청률은 공개하기 싫다고 해서 공개할 수 없는 정보가 아니다.

종편 출범 직전 종편이 시청률 조사 업체와 시청률 관련 계약을 맺지 앉은 것으로 확인되어 "조사업체 측은 계약 체결 없이는 프로그램 시청률을 공개하지는 않을 예정"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어, '종편이 낮은 시청률을 감추려는 꼼수를 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시청률조사업체들은 매일마다, 시간대마다, 지역별로, 연령대별로 종편의 시청률을 친절하게 공개하고 있다.

종편들은 자신들의 시청률이 공개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광고편성과 광고단가를 좌지우지하는 시청률에 대한 정보는 감출래야 감출수가 없다. 시청률 조사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여론조사와는 다르다. 시청률 조사 표본으로 참여한 가구에는 별도의 리모콘이 주어지고, 해당 리모콘으로 TV를 켜거나 채널을 바꿀 때마다 데이터가 자동으로 시청률 조사기관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종편만 빼고 시청률을 조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미 방송에는 이 같은 시청률 조사 시스템이 안착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종편들이 '우리만 보여주고 공개하지 말라'거나 '우리는 빼달라'고 요구하거나 압력을 행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감추기 급급했던 신문과 방송은 다르다!

조중동이 가장 큰 영향력, 사실상 권력을 행사했던 신문시장에서는 그들에게 유리한 데이터만 공개하거나, 데이터 자체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졌다.

일간신문이 매일 찍어내는 신문부수는 '발행부수'와 '발송부수' 그리고 '유료부수'로 나누어진다. 발행부수는 말 그대로 얼마나 발행하는지를, 발송부수는 이 가운데 얼마나 지국이나 가판매로 보내는지, 그리고 유료부수는 이 가운데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신문을 사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유료부수'인데, 적어도 최근 10년 동안 조중동의 유료부수는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다.

지난 2002년과 2003년 신문발행·유료부수를 조사하는 ABC협회에서 조선일보의 유료부수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조선일보는 2002년치 유료부수가 191만4045부라고 신고했고, 이에 대해 ABC협회에서는 전수조사를 벌여 조선일보의 유료부수가 신고한 것보다 약 15만부 적은 175만6193부라고 발표했는데, 이마저도 실제보다 축소해 조작발표했다는 의혹이 ABC협회 전 직원을 통해 제기됐다. 실제 조사 결과는 169만9430부였는데, ABC 협회 간부들이 '조선일보 신고부수의 90%(172만3115부) 수준에 맞춰야 한다'며 수치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조중동의 유료부수는 한번도 제대로 밝혀진 적이 없었다. 그저 발행부수를 토대로 짐작할뿐인데, 신문고시에 의하면 신문대금의 20%는 무가지 등 판촉비로 인정하기 때문에, 발행부수 가운데 80% 정도를 유료부수로 짐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대로 조중동은 신문고시를 위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때문에 발행부수의 80%도 유료부수로 보기 힘들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듯 조중동은 신문을 구독할 경우 1년을 공짜로 넣어주는 경우도 태반이다.

조중동 유료부수는 몰라도 종편 시청률은 다 안다~

전현직 신문지국장들의 모임인 전국신문판매연대가 2006년 조선·동아의 서울 시내 일부 지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료 부수 비중이 본사에서 발송한 부수의 50~60%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나머지는 무가지·기증지·홍보지로 쓰이거나, 아예 뜯지도 않고 폐신문이 되어 파지 수입상에게 보내졌다고 한다.


그런데도 중앙, 동아의 경우 자신들의 150만부 내외인 발행부수를 내세우고, 조선일보는 200만부를 발행한다며 다른 신문들에 비해 곱절이나 더 많은 광고비를 받아내고, 자신들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과장홍보해왔다. 하지만 발행부수마저도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형편이고 MB정부 들어 신문시장의 혼탁함이 더 심해졌으니 유료부수는 많이 봐야 발행부수의 5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중동은 '영업기밀'이라며 유료부수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고, 조중동 관계자가 이사로 참여하는 등 '친조중동 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임원진으로 있는 ABC협회에서도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 지난해 조중동이 종편 허가를 신청하면서 발행부수와 함께 유료부수 현황도 방통위에 제출했지만 방통위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ABC협회 이사 구성


이처럼 사실상 자신들이 '갑'의 위치에 있던 신문시장에서는 부수조작, 부풀리기, 비공개 등을 자행했던 조중동이 신생후발주자로 방송에 뛰어들어서 시청률을 자신들 입맛대로 감추거나 조작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갑갑하고 갑갑할 지경일테다.

앞으로 당분간 조중동이 방송의 쓴맛을 제대로 경험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겠다. 참지 못하고 도로 뱉어낼지, 아니면 기어코 꿀꺽 삼켜 약으로 삼을지, 아니면 뱃속에서 탈이 나 병들지도 흥미롭게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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