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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업, MBC 출연자들도 나서주시죠!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12. 6. 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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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업의 빠른 해결을 바라는 MBC 출연자들의 성명


MBC 파업이 오늘로 150일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사상초유의 MBC 파업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 MBC 출연자들의 마음은 한편으로 너무나 안타깝고, 또 한편으로 불편하였습니다. 

파업에 참여한 MBC의 기자와 PD 등 방송인들이 회사로부터 대량으로 해고를 당하고, 정직 등 중징계를 당하는 것을 보며 파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실로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파업에 참여한 MBC의 직원들은 모두 우리들 출연자들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좀 더 좋은 방송을 보여주고자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입니다. 그 동료들이 마이크를 놓고, 카메라를 놓고, 편집기를 놓고 거리로 나선 뒤 그들의 빈자리를 지켜야했던, 때론 덩달아 방송출연을 중단해야 했던 우리들의 마음은 참으로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하루 속히 원만하게 파업이 해결되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았지만, 날이 갈수록 사태는 악화되어 가고, 시청자와 국민에게 사랑받던 MBC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출연자 역시, MBC를 더 좋은 방송사로 만들고, 시청자에게 더 좋은 프로그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던 사람들로서, 그리고 MBC의 직원은 아니지만 어엿한 구성원으로서 MBC의 위기를 바라보는 심정이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렇게 나서게 되었습니다. 

MBC 노사 모두에게 촉구합니다. 하루 빨리 파업을 해결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김재철 사장님을 비롯한 MBC 경영진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MBC의 파업이 해결될 수 있도록 전향적인 결단을 부탁드립니다. 

짧은 기간 프로그램을 함께 만드는 우리들 출연자들도 MBC 직원들이 계속해서 해고되고 정직되는 사태를 보며 마음이 아프기 그지 없는데, 함께 동료로서 선후배로서 일했던 분들에게는 더더욱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결코 마음 편하진 않으리라 믿습니다. 

그동안의 해고와 정직 등 징계를 철회하여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징계의 칼날을 거두고 허심탄회하게 대화에 나서주십시오. 

우리는 김재철 사장님이 사장직이라는 자리보다 MBC의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MBC에 닥친 이 크나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이 무엇인지 깊이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MBC 출연자들은 어서 빨리 거리로 나간 MBC 직원들과 함께 국민에게 사랑받는, 그리고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와 유쾌한 웃음, 그리고 진실한 감동을 전해주는 방송을 신명나게 만들고 싶습니다. 

MBC 파업이 조속히 해결되어 우리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2012년 6월 27일 

MBC 출연자 일동



워워~

오해하지 말아달라. 이 글은 가상의 글이다. 

실제 MBC 출연자들이 이런 글을 발표한 적은 없다. 가상으로 꾸며서 쓴 글이다. 그러니 오해해서 이 글을 사실로 여기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전적으로 꾸며서 쓴 글이지만, 전혀 허구는 아니라고 믿는다. 직간접적으로 전해들은 몇몇 출연자들의 말에 의하면 어느 정도 그들의 심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MBC 출연자 중에는 이 글의 수위보다 훨씬 높은 행동에 직접 나서기까지 하지 않나?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이 된 <나는 가수다>에 출연중인 박완규와 이은미는 6월 30일 시청앞 광장에서 예정된 MBC 파업을 지지하는 공연 무대에까지 서기로 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들의 소신있는 행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이 글을 꾸며서까지 시간들여 쓴 이유는 이 정도의 글을 나올만 하다고 여기기때문이다. 아니 이 정도의 글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MBC의 기자와 PD들이 무더기로 잘려나가고 정직을 당하는 상황이 어찌 그들만의 사정일까? MBC를 보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방송사로 되살리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어찌 단순히 MBC 노조만의 것이라 볼 수 있을까?

<내조의 여왕>을 만들었던 김민식 PD는 정직6개월이라는 해고 다음 가는 중징계를 당했다. <놀러와>를 만들고 <나는 가수다>를 만들었던 신정수 PD는 정직 1개월을 당했다. 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출연자들이 적어도 안타까운 심정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믿는 건 인지상정이라고 본다. 징계가 철회되길 바라는 심정일 거라고 믿는다. 

김재철이 정신나간듯 칼을 휘두르는 상황에서 파업에 나선 MBC 직원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출연자들도 이제는 좀 나서줬으면 좋겠다. 이런 글 정도는 나와줬으면 좋겠고, 그 글 밑에 <시선집중>의 손석희, <음악캠프>의 배철수, <싱글벙글쇼>의 강석과 이혜영, <놀러와>의 유재석과 김원희, <무한도전>의 노홍철, 박명수, 정형돈, 길, 하하, <황금어장>의 윤종신, 유세윤 등등등등등등의 이름이 적혀 있는 걸 보고 싶다. 

MBC에 출연하는 이상 자신들의 일이고, 이 또한 따뜻한 사회적 연대다.

***다시 한 번 밝히건대, 이 글은 가상의 글이다. 오해해서 MBC 출연자들이 실제로 이런 글을 발표했다고 퍼나르거나, 보도하거나 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다만, 나의 이런 바람에 동의한다면 함께 바람을 표하는 건 어디까지나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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