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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벌하게 휘두르는 '조중동검', 알고보니 부메랑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0. 1. 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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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는 칼이 있다.
자기 편에게는 솜털보다 부드럽고 가볍지만, '적'이다 싶으면 마치 망나니의 손에 쥐어진 칼마냥 매섭고 가차없는 칼.

바로 '조중동검'이다.

지난주말부터 조중동검이 미친 듯 휘둘러지고 있다.
정신이 나간 말 그대로 망나니의 칼춤을 보는 듯 하다.
화가 나도 단단히 났고,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공중부양'을 하는 민노파 무림고수 강기갑 옹을 작살내려 했던 '검'이 법정의 방패에 의해 튕겨나가자 '검'의 주인 조중동이 미쳐 날뛰고 있다.

1월 16일 조선일보

1월 16일 동아일보

1월 16일 중앙일보


'검'이 "이게 무죄면 뭘 처벌하나?"며 질질 짜니, 조중동이 검의 하소연을 받아 지난 토요일 온 지면을 도배하고, 사설에서 "이상한 '용산 사건 장외 재판', 황당한 '강기갑 무죄'"(동아), "법정에서 '공중부양'하면 그것도 무죄라 할 건가"(조선), "판사의 '정치적 성향 판결'을 경계한다"(중앙)고 조중동검을 휘둘러대더니, 주말이 지나고서도 조중동검은 여전히 미쳐 날뛰고 있다.

1월 18일 조선일보

1월 18일 중앙일보

1월 18일 중앙일보 김진 칼럼


조선은 또 다시 지면을 도배질해 강기갑 옹이 수염을 휘날리며 국회기물을 들고 선 사진과 함께, "민심은 부글부글"이라고 제목을 뽑아냈고, 중앙은 <"우리법연구회 중용…노 정부 코드인사 후유증">이라는 제목을 뽑아 이미 땅 속에 묻힌 노무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고, 강기갑 대표에게 무죄를 내린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소속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한사코 우리법연구회를 물고 늘어졌다.

심지어 '논설위원' 김진은 아예 <'판사 노무현'의 후예들>이라는 칼럼까지 써서 신묘하게도 '노무현-강기갑-판사'를 엮어 한칼에 작살내려했다.

주말을 전후해 미친듯 휘둘러지는 조중동검의 맛을 보니, 정신이 어질어질, 벌어진 입을 다물기 힘들 정도다. 누가 감히 여기에 맞설소냐! 아마 이용훈 대법원장의 오금도 찌릿찌릿할터다.

하지만, 조중동검에는 결정적 약점이 하나 있다.

바로 조중동검이 부메랑이라는 것이다. 즉 미친듯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더 세게 돌아와 지들의 심장에 박히고, 목줄을 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여전. 그러니깐 2009년 1월 10일.
서울중앙지법의 김용상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검찰이 '미네르바' 박대성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이를 발부했다. 그러자 이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김용상 판사의 사진과 출신학교을 올렸고 그를 비판하는 글도 봇물처럼 쏟아졌다.

그러자 이번엔 '조중동검'이 판사를 위해 네티즌들을 향해 가차없이 휘둘러졌다.

2009년 1월 12일 동아일보

동아는 네티즌들을 향해 "일부 판결만 부각…'정치편향'으로 몰기도"라는 부제를 덧붙인 <"법복 벗겨라"…막가는 '사이버 테러'>라는 제목의 기사와 <미네르바 구속에 '사이버 보복'하는 서글픈 악의>라는 제목의 사설까지 선보였다. 사설에서 동아는 "건전한 비판이 아니라, 법관에게 인신공격과 위협적인 언사를 늘어놓은 행위는 사법권에 대한 위협이자 또 다른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09년 1월 13일 중앙일보

중앙은 12일 <미네르바 영장판사에 사이버테러>라는 기사에 이어 13일에는 <법조계 "판사 협박은 민주주의·법치주의 하지 말자는 것">이라는 제목의 대문짝만한 기사를 선보였다. 12일 사설 <미네르바 소동, 정치 쟁점화 대상 아니다>에서는 "과연 구속감이었는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일단 법원의 판단이 나온 만큼 앞으로 벌어질 법정공방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도 했다.

2009년 1월 12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은 12일 사설 <'미네르바' 구속의 떡고물 챙기려는 무리들>에서 "야당은 어떻게든 미네르바 구속의 '곁불'을 쬐려고 '인터넷 공안' 운운하고 있다"며 "미네르바 사건의 본질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여기에서 어떻게 정치적 이득이나 챙길까 두리번거리는 한 제2, 제3의 가짜들이 이 사회를 다시 한 번 어지럽힐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1년 전 조중동이 쏟아냈던 이 험한 말들을 1년이 지난 지금 조중동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면 어떻게 될까?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도로는 이제 조중동의 낯 뜨거운 행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조중동이 미친듯 휘둘러대는 칼을 부메랑으로 만들어 제대로 되돌려주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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