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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돈 '효성' 의혹, 조중동엔 없다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10. 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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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사돈인 조석래씨가 회장(MB와 조석래의 관계는 아래 '펼쳐보기' 참조)으로 있는 효성그룹을 둘러싼 의혹이 마치 고구마 줄기에 고구마가 줄줄이 따라 나오듯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제기되는 의혹의 구체성에 비해 검찰의 수사는 무성의하기 이를데 없어 '봐주기 수사'라는 비난 또한 거세게 일고 있다.


제기되는 의혹들을 살펴보자.

1. 효성그룹의 홍콩 현지법인이 1995년 한국종합금융에서 700만달러를 빌려 (주)효성의 대주주인 캐피털월드리미티드(CWL)라는 회사에 빌려주고, 이 회사는 같은 해 효성그룹의 자회사인 동양폴리에스터의 일본 쪽 출자자인 아사히케미컬이 보유한 동양폴리에스터 주식 95만여주를 352억원에 산 것과 관련해 효성과 캐피털월드리미티드가 지급보증 관계를 설정해 양자간 채권·채무액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이라는 의혹

2. 조석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미국의 고가 부동산을 무슨 돈을 매입했느냐는 의혹

3. 효성그룹 3세들의 주식 저가 인수 의혹

4. 효성재팬 수입품에 대한 세관 고발 사안

5. 조석래 회장의 동서가 실질적인 소유주로 알려져 있는 방산업체 로우전자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다가 뒤늦게 형사처벌한 것과 관련한 납품 비리 의혹

6. 금융정보분석원이 통보한 내용에 따른 비자금 조성 의혹

7. 국가청렴위원회에 내부자 제보로 효성중공업이 납품가격을 부풀려 300억원대의 부당 수익을 올린 의혹

8. 조석래 회장의 3남인 조현상 효성 전략본부 전무가 하와이에 30억원 상당의 호화 콘도를 구입한 것과 관련한 자금출처 의혹

이처럼 수없이 제기되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5번에 대해 뒤늦게 회사대표 등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봐주기식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그나마 6번에 대해 현대건설이 조성한 비자금으로 결론내리고 7번에 대해서도 효성중공업 임원을 사법처리했지만, 철저히 조석래 회장 일가에 대해서는 비켜가기 수사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나머지 해외법인과 유령회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은 대검 효성범죄 첩보보고서에서 'CWL이 효성홍콩에서 빌린 돈으로 효성 자회사의 주식 352억원여어치를 매입했는데 상법상 자사주 취득금지 위반'이라거나 '2001년 조석래 회장이 계열사인 노틸러스효성 주식 42%를 액면가의 1/10 미만의 가격으로 세 아들에게 편법 증여한 의혹이 있다'는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혐의 인정의 개연성이 농후하므로 적극적 수사로 국민의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 제고'가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검찰총장은 "새로운 증거가 없어서 재수사는 어렵다"고 덮으려 하고 있다. 재미교포 블로그(SECRET OF KOREA)가 찾아낸 조석래 회장 아들의 부동산에 대해서도 검찰은 '처음 듣는 얘기'라는 식으로 수사에 대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석래 회장 아들의 미국 부동산 관련 의혹을 제기해 주목받은 재미교포 블로거 안치용씨의 '시크릿오브코리아'.


오늘 경향신문이 사설에서 "이번 사건은 과거 대통령 친인척·측근들이 연루됐던 '게이트'들을 연상케 할 만큼 의혹투성이"라며 사설 제목을 "효성 의혹, '사돈 게이트'로 번지나"라고 했던 것이 전혀 과장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언론이라면 의혹을 파헤치고,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해야 할 것임에도 조중동은 효성 의혹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검찰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수사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지만 조중동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2009년 10월 21일 경향신문 기사


2009년 10월 21일 한겨레 사설

지난해 연말과 올초 이른바 '노건평 게이트'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이 수사진 교체를 요구할만큼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하면서 있는 것, 없는 것 다 파헤칠 때에는 오히려 검찰이 흘리는 수사내용을 하나하나 대서특필하면서 전직 대통령을 벼랑으로 몰았던 조중동이, 정작 의혹에 대한 언론의 적극적인 보도가 필요한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는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이 대검범죄첩보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효성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10월 12일부터 10월 21일까지 10여일 동안 효성 의혹과 관련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0건이 넘는 기사와 사설/칼럼을 통해 효성 의혹을 보도하고 검찰의 수사를 지적한 반면, 조중동에서는 의혹을 제대로 다룬 기사는 단 한 건도 찾을 수 없다. 그나마 효성 의혹을 다룬 기사도 민주당과 김준규 검찰총장과의 공방에 치중하거나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하는 의혹을 간단하게 다루고 효성측의 해명을 싣는 정도였다. 특히 조선일보는 <일단 질러놓고…무리수 국감>이라는 기자칼럼에서 국회의원의 잘못된 국감행태를 지적하는 가운데 효성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 국회의원을 집어넣을 정도였다.

2009년 10월 20일 조선일보 기사

2009년 10월 20일 중앙일보 기사


물론 조중동이 이명박 사돈기업의 의혹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리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고, 이런 글을 쓴다고 그들의 행태가 달라질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언론이라고 할 수 없는 조중동의 행태를 기록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런 조중동이 방송까지 가지게 되는 것만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임을 다시 한 번 못박고 싶다. 그저 10월 29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판결이 제대로 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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